<앵커>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민주당이 청년 표심을 겨냥해 새로 만든 홍보 현수막인데 곧장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청년을 공감하기는커녕 비하하는 거라는 비판이 당 내에서도 쏟아지자, 결국 문구를 수정하기로 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나에게 온당.'
어제(17일)부터 국회 앞에 내걸린 민주당 홍보 현수막입니다.
이 문구를 포함해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 4가지 문구가 담긴 현수막을 민주당은 준비했습니다.
'개인'을 중시하는 20·30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겠다며 시작한 홍보 프로젝트의 일환인데, 내용이 공개되자마자 황당하다는 반응이 당 안팎에서 쏟아졌습니다.
친 민주당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청년들이 오히려 떠날 문구다, 다음 선거 또 날릴 거냐 등 날 선 비판이 쇄도했고, 민주당 보좌진들이 들어간 단체 대화방에서도 문구가 매우 염려된다, 프로젝트를 재고해 달라는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은 현수막 문구가 이해하기 힘든 것을 넘어 청년 무시, 청년 비하적 표현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신주호/국민의힘 부대변인 : 청년 세대를 무지한 세대, 오로지 자신만 잘 살고 싶어 하는 이기적인 집단, 노력 없이 결과만을 바라는 세대로 비하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파장이 커지자 비명계 의원 4명이 만든 '원칙과 상식'은 물론, 친명 원외 인사들 모임인 '더민주 전국혁신회의'까지 캠페인 철회와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당 지도부는 논란이 된 홍보 문구를 전면 교체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반성과 고민보다는 몇 글자 홍보 문구로 청년 표를 잡아보겠다는 서툰 전략에 청년 당직자들로부터도 '분노조차 아깝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유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