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태어날 때부터 자궁이 없는 여성에게 다른 사람의 자궁을 이식하는 수술을 우리나라 의료진이 처음 성공했습니다. 이식을 받은 여성은 이제(16일) 시험관 임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선천적으로 자궁과 질이 없거나 발달하지 않는 'MRKH 증후군'은 여성 5천 명 중 1명꼴로 갖고 있습니다.
35살 여성 A 씨도 그중 한 명입니다.
A 씨는 지난해 7월 친어머니의 자궁을 이식받았지만, 혈류가 원활하지 못해 실패했습니다.
그러다 올해 1월 두 번째 자궁 이식을 시도했습니다.
두 아이를 출산한 44살의 뇌사자의 자궁을 기증받아 진행했습니다.
결과는 성공.
재이식 끝에 성공한 경우는 세계 최초입니다.
A 씨는 이식 후에 주기별로 시행하는 조직 검사에서 거부 반응이 없고, 규칙적인 월경 주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박재범/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자궁 이식팀 교수 (이식외과) : 첫 생리를 시작하는 부분은 이 환자의 일생에서 또한 큰 감동이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국내 첫 자궁 이식 성공에는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등 6개 과 의료진이 힘을 합쳤습니다.
의료진은 출산을 원하는 A 씨를 위해 부부의 배아를 이식한 자궁에 착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2014년 스웨덴에서 자궁 이식과 출산에 처음 성공했습니다.
이후 109건의 자궁이식 수술과 이식된 자궁을 통해 66명의 아이가 태어난 걸로 학계에 보고된 상태입니다.
후천적 질환 때문에 자궁을 절제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이번 자궁 이식 성공은 임신을 원하는 여성에게 희망이 됐습니다.
[박재범/삼성서울병원 다학제 자궁이식팀 교수 (이식외과) : 결혼을 했지만, 아기는 상상도 못했던 그런 분들한테 희망이 되고. 본인들이 가질 수 있는 행복의 새로운 기회를 드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 영상편집 : 황지영, 디자인 : 최하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