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너희는 아빠에게 성폭행당했다"…세 자매 세뇌한 교회 장로

교회 신도인 세 자매에게 가짜 기억을 주입해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도록 한 교회 장로이자 검찰 수사관이 실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 김길호 판사는 무고 혐의로 기소된 A 씨에게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고 오늘(16일) 밝혔습니다.

A 씨의 부인이자 교회 권사인 B 씨에게 징역 4년, 집사인 C 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역시 법정구속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8월 결심 공판에서 A 씨와 B 씨에게 징역 3년을, C 씨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이례적으로 검찰 구형보다 무거운 형을 선고했습니다. 

A 씨 등은 자매 관계인 여신도 3명에게 "친부로부터 4∼5살 때부터 지속해 성폭행당했다"는 가짜 기억을 믿게 한 뒤 2019년 8월 친부를 성폭행 혐의로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로 2021년 7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비슷한 시기 또 다른 여신도를 "삼촌으로부터 성폭행당했다"라고 세뇌해 삼촌을 허위 고소하게 한 혐의도 있습니다. 

평소 이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받아 환상을 볼 수 있다거나 귀신을 쫓고 병을 낫게 하는 능력이 있다며 신도들 위에 군림해 선지자 행세를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종교적 권위를 이용해 20∼30대 교인을 상대로 수개월간 일상적 고민을 고백하도록 하고 통제·유도·압박해 허위 고소 사실을 만들어 피무고자들의 삶과 가정의 평안을 송두리째 망가뜨렸다"라며 "피무고자들을 세 딸과 조카를 성적 도구로 사용한 극악무도한 사람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피고인들이 암시와 유도, 집요한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듣는 과정을 반복하며 허구의 기억을 주입한 점을 인정할 수 있다"며 "특히 무고 신고를 당한 피무고자들이 피고인들에 대해 이단 의혹을 제기하자 고소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또 "신도들은 고소사실이 허위임을 깨달았지만, 부친과 생긴 불신과 훼손된 명예는 평생 회복되기 어려워 보인다"라며 "무고로 신고당한 외삼촌의 경우는 출국정지와 수사로 인해 입은 경제적 손해도 상당하다. 그런데도 피고인들은 범행을 부인하고 용납하기 어려운 변명을 해 반성의 여지를 전혀 찾을 수 없다"라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