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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남편 반찬 챙겨준 아내…이혼 요구했다 살해당해

흉기 살해 (사진=픽사베이)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두 자식을 기르며 함께 살아온 김 모(62·여) 씨 부부에게 지난 2018년 9월 예상치 못한 불행이 찾아왔습니다.

딸이 이비인후과 약을 먹고 돌연 호흡곤란 증상을 보인 뒤 뇌 손상을 입은 것입니다.

김 씨 부부는 병간호에 힘을 쏟았지만 딸은 4년이 넘는 투병 끝에 지난 4월 결국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랜 기간 아픈 딸을 돌보며 경제적 어려움과 부부 관계 갈등을 겪었던 김 씨 부부는 딸이 사망한 지 일주일도 되지 않아 이혼했습니다.

그랬다가 8일 만에 다시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하지만 재결합한 뒤에도 다툼은 반복됐습니다.

김 씨 남편은 흉기를 든 채 성관계를 요구했고 딸의 사망보험금 중 5천만 원을 달라고 협박했습니다.

항의하는 아들을 때리기도 한 그는 결국 접근금지 명령을 받아 혼자 살게 됐습니다.

36년을 함께했던 부부의 연을 끊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혼자 사는 남편을 외면하지 못한 김 씨는 종종 남편이 혼자 사는 곳을 찾아 반찬을 챙겨줬고 접근금지 명령 해제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얼마 가지 못해 다시 이혼을 결심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6월 23일 남편 집을 찾아가 "아들이 같이 살지 말라고 했으니 다시 이혼하자"고 말했다가 결국 남편에게 살해당했습니다.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이었습니다.

남편은 15분가량 김 씨의 목을 조르고 팔과 팔꿈치로 가슴 부위를 세게 눌러 숨을 쉬지 못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범행 직후 경찰서를 찾아가 자수한 그는 지난 8월 살인 혐의로 법정에 섰습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아내로부터 '할 말이 있으니 일을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라'라는 이야기를 듣고 재결합을 기대했는데 이혼을 요구해 화가 났다"고 진술했습니다.

재판을 맡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반정모 부장판사)는 지난달 20일 남편 김 모(66) 씨의 살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10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오랜 세월 부부의 인연을 맺어 온 배우자를 살해한 것으로 범행의 수단과 방법, 동기, 경위와 내용 등에 비춰 사안이 매우 중하고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검찰과 김 씨 측은 판결이 부당하다며 모두 항소장을 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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