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지방해양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조직원 16명 중 외국인(태국) 14명을 구속 송치, 내국인 2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1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올해 2월부터 10월까지 광주와 경기 평택, 목포, 나주 등지에서 신종 마약 크라톰과 향정신성의약품 필로폰 · 야바를 상습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 신종 마약 상습 투약지 검거하는 해양경찰
검거된 외국인 마약 사범들은 전원 불법체류자들로, 이들은 선원으로 일하기 위해 입국한 뒤 국제 택배를 통해 마약을 밀반입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은 지난 3월 일당이 마약을 투약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8개월간 잠복과 추적 등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끝에 순차적으로 이들을 검거하고 마약을 압수했습니다.
이들은 수사망이 좁혀오자 돌연 주거지를 이동해 광주, 전주, 나주, 함평, 평택 등지에서 은둔생활을 하며 피신했으며, 이후 브로커를 통해 태국으로 출국하려다 공항에서 붙잡혔습니다.
압수된 신종 마약 크라톰은 말린 크라톰잎 1㎏, 크라톰을 달인 액체 8ℓ로 성인 남성 기준 2천여 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이었으며, 필로폰도 2.34g으로 100회가량 투약 가능한 양이었습니다.
▲ 압수한 말린 크라톰잎 1㎏과 크라톰을 달인 액체.
각성 효과와 진통 효과가 강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 '크라톰'은 동남아 열대 우림지역에서 자생하는 식물로, 우리나라에서는 향정신성의약품으로 규정해 매매 · 투약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마약 사범들은 소변에 대한 간이시약검사를 이용해 일차적으로 투약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필로폰 등과는 달리 크라톰이 간이시약검사를 할 수 있는 키트 자체가 없는 점을 악용했습니다.
이들은 크라톤이 아직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점을 이용해 검거된 후에도 마약이 아니라 음료수라며 태연한 태도를 취하는 등 수사 초기 어려움을 겪게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해경은 국과수 감정 결과, 유관 기관 등과 협업해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자 태국에서 유행하는 마약이 맞다는 자백을 받아냈습니다.
서해해경청 한태윤 마약수사대장은 "서남권 일원에서 검거된 일당과 함께 크라톰을 투약한 것으로 파악된 불법체류자들이 관광비자를 이용, 국내에 입국해 수산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현재까지도 크라톰, 필로폰, 야바 등의 마약을 공공연하게 매매 ·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서해해경청 제공,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