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브스夜] '그알'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엽기적인 살인 사건의 진짜 배후는?

죽음을 부른 벌칙 집행, 여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나.

28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에서는 '죽음의 돌 찍기 그리고 집행자 - 여수 졸음쉼터 살인사건'이라는 부제로 충격적인 살인사건을 추적했다.

지난 7월 29일 오전 11시 31분, 119에는 사람이 사망한 것 같다는 신고 전화가 접수되었다. 여수의 한 졸음쉼터에러 일어난 사건.

이에 구급대원들이 바로 현장으로 갔다. 당시 현장에는 차 안 조수석에 앉아 호흡이 정지되고 사후강직까지 진행된 한 남성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그가 타고 있던 차는 악취로 가득했고, 사망한 남자의 바지에는 오물이 잔뜩 묻어있었다. 그런데 이 오물은 바로 사망자의 허벅지에서 나온 진물이었다. 사망자의 허벅지는 다리뼈가 보일 정도로 괴사 되어 있었던 것.

고도의 양쪽 넙다리 부상으로 인한 패혈증에 의한 사망. 부상 정도는 상처 사이로 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각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생전에 치료를 받은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은 점이었다.

패혈증으로 사망한 이는 32세의 강 씨. 또한 그는 광대뼈와 갈비뼈가 노출될 정도의 저체중 상태로 발견되어 패혈증으로 인한 아픔과 함께 극심한 배고픔에 고통스러웠을 것으로 짐작되었다.

경찰은 강 씨가 차 안에서 오랜 시간 생활한 것으로 보고, 최초 신고자이자 그와 함께 차에 있었던 운전자 오 씨를 의심했다. 그런데 오 씨 또한 허벅지가 괴사 되어 위중한 상태로 밝혀져 두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오 씨는 함께 게임을 하던 두 사람 간에 생긴 채무 문제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끝장 토론이 진행됐고, 토론 도중 잠드는 상대에게 돌로 허벅지를 찍는 벌칙을 합의하에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본인도 이 과정에서 강 씨에게 허벅지 폭행을 수차례 당했고, 어떻게든 합의하고 싶었으나 끝이 나지 않았고 결국 강 씨가 사망했다고 했다.

성인 남성 두 사람이 엽기적인 폭행으로 그중 한 사람이 사망에 이른 사건. 이는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런데 사건의 목격자이자 용의자인 오 씨도 강 씨가 사망한 후 다리 근육 괴사와 과다출혈로 사망 직전 병원에 이송되었고 한 동안 깨어나지 못했다.

그리고 지난 9월 제작진은 드디어 의식을 찾은 오 씨를 어렵게 만났다. 그는 강 씨와의 갈등이 게임으로 인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지난해 11월 강 씨가 자신의 통장에서 오 씨의 명의로 돈이 출금되었다고 했다는 것. 그 이후 두 사람은 차량 안에서 감금 같은 생활을 하며 서로에게 벌칙을 내렸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사건에 대해 도주도 저항도 못하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것은 위계에 의한 폭력이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이때 이 사건에 제3의 인물 병두 형이 등장한다. 사실 두 사람의 벌칙과 집행의 중심에는 김병두가 있었던 것.

강 씨가 사망한 것 같다는 신고 전화 후 누군가의 지시로 휴대폰의 일부 내용을 삭제했다고 밝힌 오 씨. 그는 제작진에게 해당 휴대전화를 넘겼고 제작진은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충격적인 동영상과 메모들을 발견했다.

김병두는 오 씨에게 강 씨와 오 씨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을 보고 받고 있었고, 끊임없이 허벅지를 돌로 찍는 벌칙을 집행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김병두는 두 사람에게 차량만 빌려줬을 뿐 속사정은 모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변 CCTV 영상을 추적하자 김병두가 도착한 후 90도로 인사를 하는 오 씨의 모습이 포착되었고, 오 씨를 하대하는 김병두의 모습까지 같이 드러났다. 이에 경찰은 김병두에 대한 집중 수사를 시작했다.

신용불량자라서 김병두 명의로 된 통장을 사용했던 강 씨. 사실 김병두는 강 씨에게 준 계좌에 있던 강 씨의 돈을 오지훈 명의로 출금해 자신의 통장에 송금했다. 그러면서 강 씨가 오 씨를 의심하게끔 작업을 했던 것이다.

특히 김병두는 강 씨뿐만 아니라 오 씨에게도 계좌를 빌려준 상황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 사실을 몰랐고, 본인이 돈을 인출해 간 범인이면서 범인을 잡으라고 두 사람에게 요구했던 것.

또한 집행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서로에게 폭행을 가하게 했는데 이에 피해 승낙 확인서도 작성하게 만들었다. 피해 승낙 확인서는 자발적인 의사로 규칙을 정하고 규칙을 위반하여 본인의 의지로 때려 달라고 하는 것으로 맞은 것에 대해 입을 피해를 승낙한다는 말도 안 되는 내용이었다. 이를 경찰은 이후 사건이 발각될 것을 대비한 것으로 보았다.

차량에 감금되어 순천에서 대부분 지낸 두 사람, 이 또한 김병두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추측되었다. 또한 두 사람을 차량에 지내게 하면서 두 사람 간의 벌칙은 더욱 잔혹해졌다.

김병두는 자신의 폭력도 집행이라 부르며 영상통화를 하며 두 사람에게 얼차려를 주는가 하면, 차의 창문을 열거나 화장실에 가는 일조차 허락을 받도록 했다. 그리고 이 같은 가혹행위를 한 흔적은 블랙박스와 CCTV영상으로 일부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김병두는 오 씨의 어머니가 아들을 위해 마련한 광양 소재의 빌라도 본인이 사용하고 오 씨는 차에서 지내게 했다. 또 자신이 오 씨의 집에 있을 때는 배달 음식을 시켜 꼭 오 씨에게 받게 하고 엘리베이터도 없는 건물 4층까지 거의 기다시피 해서 음식 가져다주도록 만들었다. 그리고 자신이 먹다 남은 음식을 오 씨에게 다시 들려 보내 그것으로 강 씨와 함께 나눠 먹게 했다.

강 씨가 사망하던 날, 오 씨는 강 씨의 상태가 심각해진 것을 인지하고 집으로 가서 소독하고 돌아오게 해달라고 김병두에게 부탁했다. 그래서 여수 돌산으로 출발한 두 사람. 집에 도착해 강 씨를 집으로 데려가려던 오 씨. 그런데 강 씨는 한 두 걸음을 걷더니 그 자리에 주저앉았다. 이에 오 씨는 강 씨를 일으켜 세웠다. 하지만 강 씨는 마치 실 끊어진 관절 인형처럼 쓰러졌다.

오 씨는 김병두에게 어떻게 하냐고 물었고, 김 씨는 신고를 하면 안 된다고 당부하며 순천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사람이 너무 잠을 안 자면 그렇게 잠들 수도 있다"라고 했다.

이에 경찰은 김 씨가 강 씨의 상태가 위중함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판단했다. 영상통화를 CCTV처럼 하루에 12시간씩 켜서 두 사람을 감시했던 것이다. 경찰은 이러한 정황으로 김 씨가 고의범이라 판단했다.

지난 10월 17일 살인, 감금 치상 등의 혐의로 김병두에 대한 재판이 시작됐다. 재판 시작 나흘 전까지도 결백을 주장했던 김 씨. 그런데 그는 갑자기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이에 전문가는 "지배력과 통제력이 발휘되는 양상, 의도에 있어서의 악의성, 가학성 이런 것들을 입증하고 내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변호사 사무실 사무장이자 실력 있는 채권 추심업자로 알려진 김 씨. 하지만 그의 실제는 달랐다.

김 씨는 오 씨에게 자신과 나눈 문자 메시지나 음성 녹음을 모두 삭제하도록 했는데 사망 2일 전 어떤 일이 생겼을 때를 대비해 입을 맞춘 정황이 포착되었다.

하지만 김병두는 오 씨가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본인은 심판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그는 벌칙 집행뿐만 아니라 두 사람에게 여러 가지 명목으로 금품도 갈취했다.

본인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오면 출장비 명목으로 적게는 10만 원에서 많게는 150~200만 원을 요구했다. 또한 찾아오지 않을 때는 밤새 통화를 연결해 두 사람을 감시했는데 이에 대한 대가로 100만 원이 넘는 돈을 공탁이라는 이름으로 요구했다.

그리고 그렇게 김 씨에게 상납하는 강 씨와 오 씨의 돈이 많아질수록 김 씨의 삶은 화려해졌다. 얼마 전에 그는 1억 원이 넘는 고급 외제차를 현금으로 구매하기도 했다고,

투잡으로 꽤 많은 수입이 있을 것으로 추측된 김 씨. 하지만 그의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었다. 김 씨가 채권추심 기관에서 일한 것은 19년부터 20년 1년 정도이며 당시 수입은 한 달에 100만 원에서 150만 원 정도였다.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일한 지 2주 만에 해고되었고, 이것이 사무장으로서 유일한 이력이었다.

그의 경제적 풍요는 모두 범죄적 수입으로 인한 것. 지난 1월 1일부터 강 씨가 사망한 시점까지 그는 6억 6천만 원을 뜯어냈다. 그리고 강 씨 사망 직후에 추가로 4억을 인출하기도 했다.

그는 오 씨의 어머니로부터 4개월간 6억 6천여만 원 가로채기도 했는데, 이는 강 씨가 오 씨를 무차별 고소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비용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실제로 강 씨는 오 씨를 고소하지도 않았으며 오 씨에게 걸린 소송은 단 한 건도 없었다.

변호사 선임비, 공탁금, 송달료, 필적 감정, 녹취록 작성 등 여러 가지 명목으로 돈을 뜯어낸 김 씨. 이에 오 씨는 하루하루 살아가기 빠듯한 상황에서 변호사를 만나러 갈 여력도 없었고, 이에 변호사 사무실에서 사무장으로 일한다는 김 씨를 믿고 그에게 모두 맡긴 것이라고 했다.

오 씨의 어머니도 확인 절차 없이 김 씨에게 거액을 입금했는데, 이에 어머니는 "그런 걸 하지 않으면 우리 아들을 잡아가는 줄 알았다"라고 했다. 김 씨는 오 씨의 어머니에게 어려운 법률 용어로 혼을 뺀 뒤 소송이 잘못되면 오 씨가 계속 신용불량자로 남는다고 겁을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오 씨 어머니는 "아들이 신용불량자라는 것이 굉장히 힘든 부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싫었다"리며 앞 뒤 재지 않고 김 씨에게 거액을 송금한 이유를 밝혔다.

오 씨는 재판에서 이겨야 어머니가 보낸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데 강 씨와의 복잡한 소송을 김 씨만이 해결할 수 있다고 믿었다. 김 씨는 오 씨에게 소송에 이긴 사람이 공탁금을 다 가지고 온다고 했던 것. 이에 김 씨는 오 씨의 소송, 파산, 회생, 생활을 도와주고 없으면 안 되는 사람이었다.

사회초년생일 때 여자친구 지인에게 자신의 신용카드를 빌려주고 매달 이자처럼 용돈 받았던 오 씨. 하지만 그 후 지인의 체불로 1억 2천여만 원의 빚이 생겼다. 그런데 이때 채권 추심 회사에 다녔던 김 씨가 그에게 변호사를 소개해줬고, 이에 대여금 반환 소송에 승소하며 김 씨를 신뢰하게 된 것.

그리고 김 씨는 소송 당시 자신의 사비를 소송 비용에 썼다고 주장해 오 씨는 한 달에 150만 원씩 소송 비용을 갚기 위해 따로 지불하기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강 씨에게 김 씨도 비슷한 존재였다. 김 씨는 채권 추심 전문기관에 다닌다며 강 씨 어머니에게 자신을 소개했다. 그리고 강 씨의 채무 내용이라며 종이 한 장을 보여주며 그가 3억 원의 빚이 있다고 주장했다.

신용불량자로 김 씨의 계좌를 빌려 생활했던 강 씨. 그 또한 오 씨가 자신에게 소송을 걸었다는 김 씨의 말을 믿고 그에게 의지한 것으로 추측되었다.

하지만 실제로 강 씨와 오 씨에게 채무는 없었다. 모든 것이 김 씨의 가스라이팅에 의한 것이었다.

김 씨는 20대 초반 신용불량자가 된 청년들에게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며 결국엔 그들의 삶을 약탈하고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는 "지극히 평범한 두 사람이다. 김병두에게 걸리지만 않았다면 지금도 여전히 착하고 순진한 청년으로 평가받았을 두 사람이다"라며 김 씨가 두 사람을 오랫동안 길들이기 한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확인했을 때 오 씨의 채무가 4억 2,3천만 원 정도 강 씨도 4억 원 정도였다. 그런데 이는 김 씨가 모두 만들어낸 것이었다.

특히 김 씨는 두 사람에게 졸았을 때 가해지는 벌금과 범칙금으로 책정했는데 이에 오 씨가 김 씨에게 갚아야 할 채무는 무려 9억 원에 달했다.

김 씨는 돈을 가져온 사람에게만 맞지 않고 잠시 먹고 잘 수 있는 기회를 상으로 주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강 씨는 상납을 하지 못했고 무자비한 폭력을 감내해야 했다.

감금 생활이 시작되며 일을 할 수 없었던 두 사람이 폭행을 피할 방법을 서로를 감시하고 벌하는 것이었다.

전문가는 "김 씨 입장에서는 둘 다 죽어야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 다른 타깃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면 이 둘이 그냥 같이 몰락하는 게 유리한데 둘이 같이 사망하면 가장 쉬운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법적 쟁송이라는 부분은 김병두가 시키는 대로 원하는 대로 행동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희망을 계속 살려 나가려는 그런 행동을 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며 "김병두의 행동은 무책임하기 때문에 더 나쁘고 더 악마적이고 더 무섭고 그래서 재발 가능성이 더 높다"라고 그에 대한 제대로 된 처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살인과 감금 치상은 인정한 김 씨. 하지만 전문가들은 사기 부분에 대해서는 그가 모두 부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이는 김 씨에게 돈만큼 귀한 가치는 없기 때문인데 그는 현재 일부는 두 사람에게 빌렸고, 일부는 청탁비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주장과 달리 모든 돈은 범죄 수익금일 뿐이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오 씨의 재기까지 막은 김 씨. 이에 재판부는 안타까운 두 청년들과 같은 피해자들이 다시는 나오지 않도록 김 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해야만 할 것이다. 

(SBS연예뉴스 김효정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