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맑고 푸른 바다로 유명한 제주의 한 해수욕장에서는 일부 바닷물 색이 변하고 악취가 나고 있습니다.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바다로 흘러넘쳤기 때문인데, 이런 일이 수년째 반복되고 있다고 합니다.
왜 그런 건지, JIBS 권민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에메랄드 빛 바다로 널리 알려진 해수욕장.
육지와 인접한 한 곳이 유독 흙빛으로 변해 있습니다.
비가 오지도 않았는데 우수관에서 시커먼 물이 콸콸 쏟아집니다.
곳곳에서 이물질과 쓰레기도 눈에 띕니다.
흘러나온 폐수로 바닷물은 온통 흙탕물로 변해있고, 코를 찌르는 악취까지 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화되지 않은 하수가 그대로 바다로 유입된 겁니다.
[고지훈/제주시 애월읍 : 바닷물 색깔이 잿빛으로 확 변했더라고요. 나오는 데로 가 보니까 하수도에서 콸콸 나오고 있고. 시야에 보이는 데는 전부 다 배설물 색깔이더라고요. 참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생활 폐수는 중계 펌프장을 거쳐 하수 처리장으로 이송됩니다.
일대 인구 유입이 늘면서 폐수량이 증가한 가운데, 펌프장 중 한 곳이 오물 찌꺼기로 막히면서 처리되지 않은 하수가 흘러넘친 겁니다.
서부하수처리장 일대에서는 수년째 한 달에 한두 번꼴로 비슷한 일이 반복돼 왔습니다.
[애월읍 주민 : 심각한 문제이고 여러 번 터졌어요. 관광객들도 얼굴 찌푸리고 그래요. (하수처리) 용량이 넘쳐난다는 것밖에 모르죠. 시정이 안 되고 있어요. 지금.]
해당 하수 처리구역에서는 인구 유입과 각종 개발 사업이 늘면서 최근 10년간 하수 유입량이 3배 넘게 증가했습니다.
하수량은 그만큼 늘었는데 시설 개선은 지지부진했습니다.
게다가 제주 전역에서 이 같은 하수 유출 사고가 반복되고 있지만, 어디서 얼마나 하수가 유출되는지 정확한 실태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강명철 JIBS, 화면제공 : 시청자 고지훈)
JIBS 권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