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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증권은 어쩌다 '주가 조작 놀이터' 됐나

<앵커>

키움증권의 주가가 오늘(23일)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주가 조작이 의심되는 영풍제지 주식을 그동안 키움증권은 고객이 외상으로 살 수 있게 했는데, 하한가 사태로 거래가 정지되자 대규모 미수금을 떠안게 됐기 때문입니다. 지난 4월 이른바 라덕연 사태에 이어 키움이 주가조작 세력의 놀이터가 됐단 지적이 나옵니다.

보도에 안상우 기자입니다.

<기자>

최근 1년간 뚜렷한 이유 없이 12배나 급등하며 증권가에서 주가 조작 의혹이 불거진 영풍제지.

거래소가 두 차례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하자 대부분의 주요 증권사들은 당시 증거금률을 100%로 올렸습니다.

하지만 키움증권은 40%로 그대로 뒀습니다.

40만 원만 들고 있으면 증권사한테 빌려서 100만 원어치 주식을 살 수 있다는 뜻으로, 증거금률이 100%로 높아지면 전액 현금 매수만 가능해 빌려서 하는 미수 거래는 차단됩니다.

조작세력은 돈을 빌려 영풍제지 주식을 살 수 있는 키움증권으로 몰렸고, 약 1년간 차명계좌 등 100여 개 비정상 계좌를 동원해 야금야금 주가를 끌어올렸습니다.

결국, 하한가 사태를 맞고 거래가 정지되자, 키움증권에는 빌려 투자한 고객이 못 갚은 돈 4,943억 원이 발생했습니다.

충격에 키움 주가는 개장부터 폭락해 24%나 빠졌습니다.

거래 정지가 풀리는 대로 반대 매매를 통해 미수금을 회수할 계획이라지만 손실이 불가피해 '라덕연 사태'를 겪고도 리스크 관리가 마비됐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사실상 키움증권이 주가 조작의심 세력의 놀이터가 된 건데, 금감원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유독 증거금률을 낮게 유지한 배경에 대해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키움은 뒤늦게 최근 미결제위험이 증가한 에코프로 등 15개 종목에 대해 증거금률을 100%로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박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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