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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연락사무소 폭파해도 '평화지수' 상승…어찌 된 일?

<앵커>

외교부가 한 민간 연구원에 의뢰해서 이른바 '평화지수'란 것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다른 나라의 관계를 분석해 그걸 수치로 나타내는 건데, 여기에는 정부보조금 수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해당 자료를 입수해서 분석해 봤더니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한소희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외교부가 민간연구소인 제주평화연구원에 맡긴 '평화지수' 용역 사업입니다.

영문 내외신 기사를 분석해 우리나라와 각국의 관계를 수치화하는 사업인데 6억 원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0을 기준으로 플러스면 두 나라 관계가 긍정적이고, 마이너스면 부정적임을 뜻하는데, 연구원이 산출한 남북 간 평화지수와 실제 남북관계를 살펴봤더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띕니다.

북한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2017년 11월,

[조선중앙TV (2017년 11월 당시) : 국가 핵 무력 완성의 역사적 대업, 로켓 강국 위업이 실현된 뜻깊은 날….]

전달 -5.6을 기록했던 남북 평화 지수는 오히려 상승해 -2.89를 기록합니다.

2020년 6월, 북한이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했는데도 남북 평화지수가 높아지는가 하면, 2021년 10월 남북통신 연락선이 재복원 됐을 때는 플러스에서 마이너스로 급락했습니다.

수치가 아예 산출되지 않은 달도 있습니다.

구글 빅데이터를 활용하는데, 영문 기사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 영어권 언론의 시각과 편향성이 반영되는 등 한계를 드러낸 겁니다.

[김홍걸/국회 외교통일위 위원 (민주당) : 밀실에서 개발하고 검증도 제대로 안 되고 주먹구구 진행하며 예산을 계속 낭비하는 게 문제(입니다.)]

제주평화연구원 측은 "조작 없이 수치가 나오는 대로 작성했을 뿐"이라며 "계산 방식 등을 보완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외교부는 평화지수가 실질적으로 활용되려면 학술적, 기술적 검증이 더 필요하다며 그 결과에 따라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오영춘·이찬수, 영상편집 : 이승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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