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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내비 찍게 휴대폰 달라"…승객 떠나자 1억 빠졌다

<앵커>

택시 승객이 내비게이션을 대신 찍어주겠다며 휴대전화를 빌려달라고 하면 택시 기사는 별 의심 없이 전화를 건네기가 쉽겠죠. 이렇게 받은 휴대전화로 기사들의 돈을 빼간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액이 1억 원이 넘습니다.

사공성근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8월 70대 택시 기사는 6만 원에 인천에서 강남으로 가 달라는 20대 남성 A 씨를 태웠습니다.

A 씨는 택시비를 기사 계좌로 미리 보냈는데 실수로 16만 원을 넣었다며 현금 인출기에 함께 가서 돈을 받아 갔습니다.

[피해 택시 기사 : (은행)가서 찾았을 때, 그놈이 뒤에 서 있어. 내가 CD기 찍는 걸 주시했는지.]

이후 A 씨는 내비게이션 목적지를 다시 입력하겠다며 기사 휴대전화를 받아갔습니다.

[피해 택시 기사 : 한 15분 정도 갖고 있었을 거야. '아이 젊은 사람이 왜 내비게이션 오래 걸리냐?'(고 했죠.)]

그런데 A 씨가 내리고 얼마 뒤 택시 기사의 통장에서 1천500만 원이 빠져나갔습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수사에 나섰고 한 달 만에 A 씨가 붙잡혔습니다.

조사 결과 A 씨는 기사 휴대전화에 은행 앱을 깔고 현금인출기에서 훔쳐본 비밀번호 등을 이용해 대포통장으로 예약 송금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A 씨는 다른 16명의 택시 기사에게도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은행 앱이 있는 기사에게는 휴대전화를 두고 왔다며 지인 계좌로 소액을 대신 송금해 달라는 방법을 썼습니다.

택시 기사가 은행 앱으로 돈을 보내는 사이 뒷자리에 앉은 피의자는 그 장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빼냈습니다.

이후 목적지를 바꾸겠다는 핑계로 기사들의 휴대전화를 사용했습니다.

이런 식으로 빼 간 금액은 모두 1억 500만 원에 달합니다.

A 씨는 주로 심야 시간대 고령의 택시 기사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A 씨를 구속 송치한 경찰은 단순한 수법으로도 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휴대전화를 빌려줄 때는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최혜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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