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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국 배우가 메시지 보내더니…" K-드라마 팬 노린 '피싱' 주의보

안효섭

"나는 78세 할머니다. 그리고 K-드라마 중독자다.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이 나에게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9일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 오피니언 섹션에 실린 사연입니다.

이 글의 필자인 사회 인류학자 프리실라 래천 린(78)은 넷플릭스에서 드라마 '나빌레라'를 시청한 뒤 한국 드라마 팬이 됐습니다.

린은 "드라마에서 송강이 등장하자 심장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며 이후 점차 접하는 한국 드라마 범위를 확대해 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단지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면서 마음에 드는 출연 배우들의 SNS를 팔로우하고, 댓글을 남기는 등의 방법으로 팬이 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무수한 댓글들을 남긴 끝에 놀랍게도 '최애' 배우들에게 메시지가 왔다"며 "이 대단한 남자들이 나에게 연락을 보냈다는 것만으로도 뭔가 대단한 사람인 것처럼 느껴졌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마음 한구석에서는 '실제 배우가 아닐 수도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사춘기 시절의 주목받고 싶은 욕망 혹은 로맨스 중독이 나를 붙들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송강 안효섭

결국 좋아하는 한국 배우와 대화를 이어가기 시작한 린은 배우 안효섭을 사칭한 피싱범과 대화를 나누며 사기임을 직감했다고 말했습니다.

린은 "신용카드 정보를 요구하기 전까지는 달콤한 대화가 이어졌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고, 채팅을 그만뒀다. 지금은 개인 메시지를 모두 무시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린은 "분노가 사라지고 나서,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다"며, "관심을 즐기는 것은 인간적인 일이며, 유명 인사의 후광 한 조각이 나에게 떨어지는 순간 우리도 갑자기 스스로를 중요한 인사로 여기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드라마 배우들에 대한 몰입은 인생의 마지막 장으로 접어든 내 또래 많은 이들이 느끼는 고립에 대한 두려움을 희석하는 도피처였다"며 "드라마를 즐기는 일과 배역에 대한 집착은 이제 구분하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유명 연예인에 대한 '팬심'을 악용한 피싱 범죄의 피해자가 될 뻔한 자신의 사연을 고백한 린은, 하지만 여전히 한국 드라마에 "중독돼 있다"고 밝히면서 "할머니가 로맨스를 즐기도록 좀 내버려 두라. 물론 나는 여전히 TV 앞에 딱 붙어 산다"면서 이 같은 사칭 사기에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사진= 백승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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