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ck] "도서관에 폭탄 설치"…'금서 전쟁' 시카고에 쏟아진 '테러 위협'

미국 일리노이주가 '금서 금지법' 시행을 앞두고 전국적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일리노이 최대 도시 시카고와 인근 교외 도시 공립도서관에 폭탄 테러 위협에 휩싸였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13일 NBC, FOX 뉴스 등은 시카고 중앙 도서관 '해롤드 워싱턴 도서관'과 교외 도시 에반스톤 · 오로라 등의 공립도서관이 전날 폭탄 테러 위협을 받아 일시 폐쇄됐다고 보도했습니다.

테러 위협은 대부분 이메일과 온라인 채팅 등으로 "도서관 어딘가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내용으로 전달됐으며, 각 지역 경찰은 신고 접수 후 해당 도서관에 대피령을 내리고 인근 도로를 폐쇄했습니다.

이후 특공대원들이 폭발물 탐지견과 함께 수색작업을 벌였으나 폭탄은 발견되지 않았고, 경찰 당국은 "실제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일리노이주 내 대부분의 공립 도서관은 소동을 겪은 후 일시 휴관을 결정했고, 일부 지자체는 위협과 상관없이 경찰을 배치했습니다.

이에 지역 매체들은 "미국 의회가 '도서 검열'을 둘러싼 찬반 공방을 벌이는 가운데 발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진보 성향의 도시 시카고가 속한 일리노이주는 지난 6월 성소수자(LGBTQ) 문제, 인종이론 등을 다룬 책을 학교 · 공립도서관이 금서로 지정하거나 책장에서 제거할 수 없도록 한 법을 미국 내에서 최초로 제정했습니다.

해당 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발효될 예정이며, 도서관이 성 · 인종 관련 도서를 제한하거나 금지할 경우 주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일리노이 총무처장관은 지난 12일 연방 상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검열은 자유와 문학을 제한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지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불행하게도 테러 위협은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한 상황을 상징한다"라면서 "금서 개념과 관행은 민주주의 본질에 모순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책은 방향을 알려주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며 문학은 다른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공화당 의원들은 "극단적인 금서 금지법이 자녀가 부적절한 책에 노출되지 않기 바라는 부모의 자녀교육권을 침해한다"며 "학교와 공립도서관에는 엄선된 책을 배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사진= Harold Washington 도서관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 'FOX 32 Chica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