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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착] BTS RM이 기부한 1억, '조선 공주의 웨딩드레스' 되살리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활옷 만개' 특별전에 전시될 조선왕실 여성 혼례복 '활복'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선 공주의 웨딩드레스가 온다


8월에 피는 잇꽃(紅花·홍화)으로 수십 번 염색을 거듭해 얻은 귀한 붉은 비단.

이 붉은 비단 위로 수려하게 수놓아진 봉황과 원앙, 그리고 꽃들.

화려한 금박 장식까지 더해져 고귀한 느낌을 자아내는 이 옷은 바로 '조선 공주의 웨딩드레스'인 붉은 활옷입니다.

월드스타 BTS 멤버 RM이 문화유산 보존 · 복원을 위해 써달라고 낸 기부금 1억 원으로 재탄생한 전통 활옷이 곧 시민들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달 15일부터 '조선 왕실 여성들의 웨딩드레스' 활옷과 관련 유무 총 110여 점을 한자리에 모은 특별전 '활옷 만개(滿開) - 조선 왕실 여성 혼례복' 전시를 엽니다.

'활옷 만개(滿開) - 조선 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 오는 9월 15일부터 12월 13일까지 전시된다.

활옷은 우리 고유 복식의 전통을 이은 긴 겉옷을 말합니다.

조선 왕실에서는 길이가 긴 홍색 옷이라는 의미에서 '홍장삼'(紅長衫)으로 기록했는데, 훗날 왕실을 넘어 민간에서도 혼례를 올릴 때 신부가 입는 예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선 왕실 의례복 중에서도 아름답기로 손꼽히는 활옷은 현재 국내에는 30여 점, 국외에는 20여 점 등 모두 50여 점이 남아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번 전시는 조선 왕실의 혼례와 그 절차를 소개하는 것을 시작으로 왕실 혼례에 관한 내용을 정리한 '국혼정례'(國婚定例), 순조(재위 1800∼1834)의 셋째 딸 덕온공주(1822∼1844)의 혼례 과정과 혼수품을 기록한 문헌 등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혼례 때 신부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던 둥근 모양의 부채, 해질녘에 시작하는 동뢰연(혼인 후 신랑신부가 함께 음식을 먹는 일종의 상견례)에서 어둠을 밝히고 엄숙함을 더하던 촛대 등도 함께 볼 수 있습니다.

복온공주의 동뢰연 방석.

'문화재 지킴이' RM이 기부한 1억, 조선 왕녀 활옷 되살렸다


전시장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역시나 기품을 오롯이 담은 활옷 9점입니다.

순조의 둘째 딸 복온공주(1818~1832)가 실제 입었던 활옷을 비롯해 미국 필드 박물관, 브루클린 박물관, 클리블랜드 미술관 등이 소장한 다양한 활옷들이 관람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처음 공개되는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의 활옷이 주목됩니다.

이 활옷은 지난 2021년 BTS 멤버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문화유산 보존 · 복원을 당부하며 기부한 1억 원으로 보존 작업이 진행된 활옷입니다.

RM이 보존 처리 도운 조선시대 활옷. (사진=국립고궁박물관 제공)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보존 처리 도운 조선시대 활옷.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보존 처리 도운 조선시대 활옷. 사진은 활옷 앞면에 새겨진 글자와 동자 무늬.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이 소장한 활옷의 표면 오염물을 제거하는 모습.

진한 붉은빛 비단 위로 연꽃, 모란, 봉황, 나비 등 부부의 해로와 행복을 비는 자수가 수놓아진 이 활옷은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현존하는 활옷 유물 중에서도 형태나 색감 보존 상태가 양호해 문화적 가치가 큰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조지현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지난해 10월에 국내로 들여와 자수 주변 밑단을 정리하고 전체적인 얼룩과 접착제 등을 제거하는 작업을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RM은 지난 6월 국외소재문화재재단과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보존 처리를 마친 활옷을 통해) 전 세계 많은 사람이 아름답고 우수한 대한민국의 전통문화를 향유할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활옷 복원에 힘 보탠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

활옷의 아름다움과 그 속에 담긴 행복한 삶에 대한 소망을 함께 느껴볼 수 있는 '활옷 만개(滿開) - 조선 왕실 여성 혼례복' 특별전은 오는 9월 15일부터 12월 1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립니다.

(사진=국립고궁박물관 · 문화재청 ·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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