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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통 속 겨우 생존"…친딸 폭로에도 '쉬쉬'

<앵커>

한 50대 남성이 자신의 친딸과 조카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엄청난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겨우 생존해 있다고 말합니다.

박재연 기자가 이 내용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A 씨 자매는 두 달 전, 친아버지 50대 남성 B 씨를 경찰에 고소했습니다.

십 년 넘게 B 씨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피해자 둘째 딸 :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이제 중학교 3학년 때까지 만지는 느낌에 눈을 뜨면 친부가 내 옆에 앉아 있거나….]

공소장을 확인해보니 피해자는 친딸 2명과 조카 1명으로, B 씨는 2003년부터 2018년까지 모두 18차례에 걸쳐 피해자들을 성추행한 걸로 적시돼 있습니다.

[피해자 가족/A 씨 외삼촌 : 절대 그런 거 갖고 얘기하면 안 된다고 집에서 얘기했겠죠, 자기 부모가.]

피해자들은 재판부에 제출한 탄원서에 "심장이 멎는 두려움과 벌레가 온몸에 기어 다니는 느낌으로 엄청난 고통 속에 겨우 생존해 있다"고 적었습니다.

[피해자/둘째 딸 : 피해당했던 그런 것들이 또 생각이 나고 그러면서 좀 많이 힘든 그런 힘듦이. 당연히 저는 엄벌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피해자들이 초등학생 시절부터 몇 차례 어머니에게 피해 사실을 호소했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어머니가 쉬쉬하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계속된 셈입니다.

[피해자 친모 : 너무 두려우니까 외면하고 이렇게 묻어놓고 그냥 그렇게 살아버렸거든요. 경찰서에서도 진술을 하는데 진짜 엄마 맞느냐 그렇게 물어봤다 했다 하더라고요.]

피해자들은 친어머니에 대한 처벌도 요구했지만, 수사는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서혜진/변호사 : 적극적으로 방조한 거라고 드러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처벌 대상이라고 삼고 수사하고 이러지는 않아요.]

최근 3년간 발생한 친족 간 성폭력 범죄는 한 해 평균 631건에 달합니다.

하지만 보복 가능성 등으로 외부에 알리기 어려운 대표적 '암수범죄'인 만큼 드러나지 않은 피해가 훨씬 많을 걸로 전문가들은 추산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어린 시절 피해를 겪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학교에서 상담과 설문 조사 등 세심한 관찰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영상취재 : 최대웅·김용우,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강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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