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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초등교사 눈물의 발인…생전에 쓴 기록들 공개됐다

<앵커>

스스로 생을 마감한 대전의 초등학교 교사가 생전에 교권 침해를 당했다며 직접 작성한 기록이 공개됐습니다.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어떻게 시달려 왔는지 그 내용과 함께 언제까지 이렇게 당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호소가 담겨 있었습니다. 숨진 교사의 발인식은 오늘(9일) 눈물 속에서 엄수됐습니다.

TJB 이수복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4년간 학부모들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 지난 7일 생을 마감한 대전 유성구 초등학교 교사 A 씨의 발인식.

화상 환자들을 위해 자신의 피부 조직까지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A 씨의 장례식장은 울음소리로 가득했습니다.

A 씨가 근무했던 학교 운동장은 평소 배려심 많고 따뜻한 교사였던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 하려는 제자들과 동료 교사들, 시민들로 가득 찼습니다.

[윤현옥/대전 홍도초 교사 : 저희가 지켜드리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함, 그리고 이런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미안함, 이런 것들이 있습니다.]

A 씨가 학부모들부터 악성 민원에 시달리며 교권 침해를 당한 기록들도 공개됐습니다.

"반 아이가 다른 친구의 뺨을 때려 교장 선생님께 지도를 부탁했다."

"학부모가 찾아와 사과를 요구했지만 교장, 교감은 도움을 주지 않았다."

지난 7월 초등교사노조의 교권 침해 사례 모집에 자신의 사례를 제보한 A 씨는 언제까지 이렇게 당해야 할지 몰라 제보한다고 적었습니다.

한편 A 씨가 소속된 초등학교 교사들이 '공교육 멈춤의 날' 다음 날인 5일부터 이틀간 예정돼 있던 '동료 장학' 공개 수업을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학교 측이 이를 묵살했다는 증언도 나왔습니다.

[박소영/대전교사노조 정책실장 : 관리자(교장·교감)분께 동료 장학을 일정대로 추진하는 게 어려움이 있겠다, 그리고 많은 부담이 된다라고 말씀을 전달하셨습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별도 입장문을 내겠다는 말을 남긴 채 건물 문을 걸어 잠갔습니다.

한편, 숨진 A 씨를 상대로 악성 민원과 함께 괴롭힘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학부모의 사업장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별점 테러'가 이어졌습니다.

(영상취재 : 박금상 TJB)

TJB 이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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