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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시간 동안 '가난 체험' 하세요"…美 부촌 행사에 비난 쇄도

하이랜드파크 '빈곤 체험' 논란
미국 시카고의 한 부촌에서 빈곤에 대한 이해도를 높인다는 목적으로 '빈곤 체험' 행사를 기획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고 결국 취소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7일 NBC 시카고는 시카고 교외도시 하이랜드파크가 관내 골프장 '하이랜드 컨트리 클럽'에서 9일에 개최 예정이었던 '빈곤 가상 체험 이벤트'가 취소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하이랜드파크는 지난 5일 공식 SNS를 통해 "(하이랜드파크가 속한 광역자치구) 레이크 카운티에서 가난하게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기 위한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이랜드파크 '빈곤 체험' 논란
하이랜드파크 '빈곤 체험' 논란

비영리단체 · 지역 커뮤니티 단체 등이 참여하는 이 행사는 9일 오전, 약 2시간 동안 관내 한 골프장에서 무료로 진행될 계획이었습니다.

시 당국은 "참가자들은 '빈곤 속 한 달 생활'에 대한 체험을 하게 된다"며 "자원이 결핍된 상황에서 자신과 가족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어려운 선택을 해보면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한 우리 주변 사람들에 대한 물적 지원의 필요성을 깨닫고 구조적 불평등에 대한 인식도 제고하게 될 것"이라며 행사를 설명했습니다.

해당 행사 소식이 알려지자, 현지 누리꾼들은 부촌으로 손꼽히는 동네에서 '가난'을 소재로 행사를 진행하는 건 빈곤층에 대한 모욕이라고 지적하며 거센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하이랜드파크 '빈곤 체험' 논란

실제로 미국에서 가장 부유한 동네 중 한 곳으로 선정된 하이랜드파크는 중위 가계 소득이 전국 평균치의 2배 이상이라고 금융 전문 매체 '24/7 월스트리트'의 2021년 보고서에 기록됐습니다.

현지 여론의 거센 비판에 시 당국은 "이번 프로그램은 사회복지 전문가들에 의해 개발됐다. 부유층과 빈곤층 사이의 격차를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한 골프장에서 행사를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시가 소유한 시설이며, 해당 행사를 열기에 가장 적합한 규모의 건물"이라고 설명했지만 부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여론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에 시 당국은 "대중들의 반응을 받아들이고, 행사를 취소한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현지 누리꾼들은 "참 대단한 특권의식이다", "골프장에서 빈곤 체험을 한다는 것 자체부터 모순이었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City of Highland Park, Highland Park Country Club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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