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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수에게 자유를"…아시아계 뭉쳐 10년 만에 얻은 '무죄'

<앵커>

1970년대에 미국에서 한인 이민자 청년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일이 있었는데요. 그가 10년 만에 사형수에서 무죄판결을 받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광현 기자입니다.

<기자>

1973년 6월 3일, 오후 8시경 미국 샌프란시스코 차이나타운 거리에 3발의 총성이 울려 퍼집니다.

총에 맞아 살해된 인물은 중국 갱단의 단원.

경찰은 용의자로 21살의 한인 교포 청년, 이철수 씨를 체포합니다.

이철수는 사건 현장에 없었지만, 아시아계 외모를 잘 구별하지 못하는 백인 2명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했고, 무기징역에 처해집니다.

[이철수 : 제가 천사였다고 말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악마도 아니었어요.]

설상가상, 교도소에 수감된 이철수는 다른 재소자 공격을 방어하다 그를 살해해 사형 선고까지 받게 됩니다.

그의 사연이 한인 최초의 미국 신문사 기자 이경원 씨를 통해 120여 차례 연속 보도되면서 구명운동은 한인들뿐 아니라 아시아계 이민자 사회로 번져 갔고 노래로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철수 씨 친구였던 일본계 미국인 랑코 야마다 씨는 이 사건을 계기로 변호사가 돼 직접 변론에 참여했습니다.

[랑코 야마다/이철수 씨 친구, 변호사 : 그의 사건을 맡아 줄 변호사를 찾지 못했고, 그게 (제가 변호사가 되는) 인생의 전환점이 됐습니다.]

10년에 걸친 재판 끝에 증언을 거부하던 중국계 목격자가 입을 열면서 이철수 씨는 지난 1982년 무죄 평결을 받습니다.

흩어진 기록을 모아 그의 이야기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탄생하기까지 6년이 걸렸습니다.

[하줄리/'프리 철수 리' 공동 감독 : 재미교포 2세로서 이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저희 세대의 책임이자 의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철수 씨 사건은 미국 내 뿌리 깊은 인종차별과 이에 대항한 인권 운동의 상징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한일상,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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