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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힘든 건 처음"…숨진 군산 교사 업무 스트레스 호소

"이렇게 힘든 건 처음"…숨진 군산 교사 업무 스트레스 호소
전북 군산시 동백대교 아래로 투신해 숨진 초등학교 교사의 사망 원인이 과도한 업무일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오늘(4일) 언론 취재를 종합하면 6학년 담임을 맡았던 A 교사는 담임 업무 외에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 상당히 많은 업무를 전담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A 교사는 경력 10년의 베테랑 교사였지만, 진로·진학 등 업무가 가중되는 6학년 담임을 맡으면서 나머지 추가 업무를 담당하는 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전북 지역의 한 교사는 "보통 6학년 담임을 맡으면 업무에서 배려받는다"면서 "업무를 맡더라도 수학여행 추진을 위한 현장체험학습 정도를 담당하는데 고인은 방과 후, 돌봄, 정보, 생활, 현장 체험학습 등을 함께 맡고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교사는 "방과 후나 돌봄은 각종 강사 섭외 및 민원 처리 등 까다롭기로 유명한 업무"라며 "여기에 정보도 올해 들어 에듀테크와 4세대 나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도입 등으로 업무량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돼 기피 업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재석 전북교사노조 위원장은 "생활 업무 역시 학교폭력을 비롯해 인성·인권 및 안전교육 등 학생 생활 지도 전반에 관한 일이라 기피 업무 중 하나"라며 "유족들은 현재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고, 수사 결과 발표 후 입장을 밝히고 싶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전했습니다.

A 교사와 이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 교사들의 증언도 이어졌습니다.

A 교사는 지난 6월 한 동료 교사에게 '나도 이제 나름 10년 했는데 이렇게 학교 생활 힘들게 하긴 처음이다', '학교 일로 스트레스 받아본 건 처음이다. 진짜 내 인생에서 학교 일은 열에 하나, 둘이었는데 지금은 여섯, 일곱이 돼버렸다' 등 과도한 업무를 호소하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A 교사는 숨지기 전날 있었던 회식 자리도 거절했습니다.

이날 회식은 업무에 힘들어하는 A 교사를 위해 동료 교사와 관리자급 교사가 마련한 자리였습니다.

취재 결과 A 교사가 근무한 학교는 소규모 학교로 교장을 제외한 정교사 3명과 강사 2명으로 교원이 구성돼 있습니다.

교장과 강사를 제외하고 실제로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는 3명에 불과해, 일반적인 학교에 비해 업무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건 발생 후 사인으로 제기됐던 승진 문제에 관해서는 사실상 A 교사의 죽음과 크게 연관이 없을 것이라는 게 교육계 전반의 의견입니다.

정 위원장은 "초등 교사 승진은 교직 경력 10년 차 이후부터 준비를 시작한다. 고인은 경력이 10년 6개월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승진 점수로 동료 교사와 경쟁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주변 동료 역시 이를 증언하고 있다. 초등 교사 승진은 아무리 빨라도 20년 차 이후부터 이뤄지기 때문에 승진 문제는 사인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북교사노조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북지부 등 교원단체는 A 교사의 사인에 대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업무 과다로 인한 사인이 확인될 경우 순직을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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