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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림 성폭행 살인사건 현장, 119 전화로 소방 찾은 경찰

<앵커>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관계기관 사이의 엇박자가 피해를 더 키웠다는 지적, 자주 나왔는데요. 관악구 성폭행 살인사건 현장에서도 경찰과 소방대원들 소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도에 박서경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이 관악구 등산로에 출동해 피해 여성을 발견한 시각은 낮 12시 11분.

등산로 입구에 도착해 있던 소방 구급대원도 위치를 전달받은 뒤 9분 동안 등산로를 올라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런데 구급대원들이 산을 오르던 시간, 119상황실에 현장 경찰로부터 3차례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구급대원들의 전화번호를 알려달라는 요청을 시작으로, 산소호흡기가 필요한데 통화가 안 된다, 급기야 소방 무전으로 대원들에게 전화 좀 받으라고 해달라는 요청까지 이어졌습니다.

[소방 관계자 : 12시 23분에 119에 신고를 하시고 (업무용) 전화번호를 달라고.]

결국 이동 중인 대원들에게 뒤늦게 전달이 됐고, 환자 상황에 따라 필요했을 수도 있는 산소호흡기는 도착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소방) 업무폰으로 추정되고요. 그 번호로 했는데 받지를 않으셨고.]

경찰과 소방은 각각의 무전망을 갖추고 있지만, 범죄 현장 등에서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공용 통신망이 없다 보니 이런 상황이 생긴 것입니다.

[염건웅/유원대 경찰학부 교수 : 지금 서로 업무가 겹치는 그런 상태에서도 결국은 직접적으로 연락할 수 있는 연락망이 없다는 거죠, 한마디로 통신망이.]

이태원 참사 때도 이런 불통으로 교통 통제가 늦어지며 구급차 진입에 어려움을 겪었고, 오송 지하차도 참사 때도 기관 간 정보 공유 부재로 도로 차단이 이뤄지지 않아 피해를 키웠습니다.

행정안전부는 오는 10월부터 현장에 출동한 상대 기관 대원들의 연락처를 문자로 전송하는 시스템을 운영하고, 대형 재난 발생 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재난안전통신망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한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상민, CG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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