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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율성 기념사업' 논란…"북한 군가 작곡" vs "색깔론"

<앵커>

광주 출신 항일운동가 '정율성'을 기념하는 역사공원 조성사업을 두고, 정치권에서 논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권이 북한과 중국의 군가를 작곡한 이력을 문제 삼으며 사업을 철회하라고 하자 광주시와 야권은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맞섰습니다.

김학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 등에 자주 등장하는 경쾌한 리듬의 행진곡.

작곡자는 사회주의 계열 항일운동가 출신인 정율성입니다.

1910년대 광주에서 태어난 정율성은 중국으로 건너가 의열단에서 항일 독립운동을 하다가 중국으로 귀화했습니다.

해방 후 한동안 북한에 머물며 조선인민군 행진곡 같은 북한 군가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정율성의 고향인 광주광역시가 48억 원을 들여 그를 기리는 역사 공원을 만들고 있는데,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정율성이 작곡한 조선인민군 행진가는 6·25 전쟁 내내 북한군의 사기를 북돋았다"며 사업 전면 철회를 주장한 겁니다. 

여당 인사들이 거들었고,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 유족도 피눈물이 난다며 항의했습니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정율성 선생은 광주의 역사문화자원"이라며 사업을 접을 의사가 없음을 내비쳤습니다.

"광주의 눈에 그는 뛰어난 음악가이고, 그의 삶은 시대적 아픔"이라며 항일 운동가로 활동하다가 중국인으로 생을 마감한 그 아픔을 감싸고 극복해야 대한민국이 한 단계 성숙할 수 있다는 겁니다.

[강기정/광주광역시장 : 저는 지금 시점에 이런 철 지난 색깔론, 이런 걸로는 시대를 앞서 가고 이끌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이병훈 의원도 "냉전 시대의 이념 갈등을 빌미로 지자체 사업에 간섭하려는 정부 태도가 개탄스럽다"고 일침을 가했습니다.

광주시는 정율성 역사 공원과 관련해 현실적으로도 예산 집행이 완료돼 사업 중단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위원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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