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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몇 천 원도 못 낸다"…빚 부담에 허덕이는 20대

<앵커>

돈을 빌린 뒤에 제때 갚지 못하는 젊은 층이 늘고 있습니다. 특히 한도가 최대 100만 원인 소액 생계비 대출의 경우 20대 4명 가운데 1명이 이자를 제 시기에 내지 못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박예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20대 A 씨는 2년 전 햇살론으로 월세 보증금 500만 원을 대출받았습니다.

구직 기간 쓸 생활비를 카드론과 캐피탈에서 빌리면서 대출금은 3천만 원까지 빠르게 늘었습니다.

결국, 빚을 감당하지 못해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습니다.

[A 씨/20대 개인회생 신청자 : 신용이 좀 안 되다 보니까 캐피탈에서 빌린 게 좀 더 많은 것 같아요. (대출 금리가) 15% 이상이 됐던 거 같아요. 다 갚으면 서른이거든요.]

빌린 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젊은 층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말 기준 은행 전·월세 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 대출의 20대 이하의 연체율은 0.44%, 전 연령층 최고치로 다른 연령층의 두 배가 넘습니다.

정부가 저신용자에게 최대 100만 원까지 해주는 소액생계비대출도 20대의 연체율이 24.5%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습니다.

4명 중 1명이 8천 원 정도의 이자도 제때 내지 못하고 있는 겁니다.

20대 연체율 급증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다른 연령대보다 직업과 소득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고금리와 고물가 등으로 생활·주거비 부담이 커졌습니다.

여기에 코로나 사태 전후로 뜨겁게 달아올랐던 부동산과 주식, 코인 등에 무리하게 빚을 내 투자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석병훈/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20대부터 벌써 연체 기록도 남고 (그러면) 신용 거래하는 데도 위험이 있고요. 당분간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거든요. 높아진 금리를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20대 빚 부담은 금융 불안 요소이자 결혼과 출산 포기로 이어지는 만큼 경제 취약계층을 위한 정책금융상품 등의 대책이 요구됩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CG : 서동민, VJ : 박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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