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건물을 지을 때는 법에 따라 일정 규모의 주차장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주차장을 지을 만큼 땅이 충분하지 않다 보니 도심에는 기계 주차장이 많아졌는데, 이게 오히려 주차난을 부르고 있다고 합니다.
노유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음식물 쓰레기통들이 놓여 있고, 셔터는 내려와 있습니다.
문 닫은 가게 같지만, 여기는 주차장 입구입니다.
열린 틈 사이로 기계식 주차장이 보입니다.
곳곳이 녹슬고 낡았습니다.
[주차장 인근 상인 : (주차장에서) 대야 가져다가 김치도 담고 무도 씻고 오만 데다 사용을 해요.]
2013년과 2014년에도 무단 용도변경하고 주차장으로 사용하지 않아 구청 단속에 적발됐는데도 그대로입니다.
[건물관리자 : 관리인이 필요한데 주차 11대 정도 가지고 인건비가 안 나오니까.]
주차난이 심각한 강남지역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이렇게 곳곳에 기계식 주차장이 막혀 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통으로 막혀 있고, 주류박스로 막아둔 채 창고처럼 쓰기도 합니다.
2년에 한 번씩 받아야 하는 안전진단을 받았다고 붙여놓았지만, 정작 사용은 안 하는 겁니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관계자 : (기계식 주차장) 안전 검사이기 때문에 실제 사용 여부는 저희가 확인할 수가 없고요.]
지난해 서울 강남구에서만 기계식 주차장을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단속된 곳은 73곳.
단속에 걸리면 잠깐 주차장 시설을 가동하다가 다시 폐쇄해 놓기 일쑤입니다.
[강남구청 관계자 : 인근 주민분들이 신고를 하시는 경우가 있는데, 전화나 (시정촉구) 이런 거 하면 바로 또 치우고 하시거든요.]
[이수범 교수/서울시립대학교 교통공학과 : 주차장을 못 쓴다고 주차 수요가 주는 건 아니니까 주차 수요는 그대로인데 (주차장소) 공급이 주니까 주차난은 더 심해지는 거죠.]
지자체들은 고장, 관리 부담 등을 이유로 안 쓰는 기계식 주차장을 차라리 없애고 기존의 절반 규모로 주차장을 확보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대체 주차면 확보 차제가 어렵다 보니,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이홍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