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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에 205억 쓰고 철거에 또 '58억'…재활용도 못 해

<앵커>

스카우트 대원들이 머물렀던, 잼버리 부지도 숙제로 남았습니다. 200억 원을 넘게 들여서 급히, 전기와 상하수도 시설을 설치했는데 행사가 끝나고 이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지도 정해져 있지 않아서 일단, 철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여기에만 최대 58억 원이 들 걸로 보입니다.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19일, 새만금 잼버리장에 설치될 샤워장의 바닥 부분입니다.

대회가 2주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야 설치가 시작된 겁니다.

그다음 날 설치된 샤워실에서는 온수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대회 시작 사흘 전, "샤워장 보일러 연결 부분이 파손돼 누수가 발생"했고, "화장실 물 내림이 잘 안 되고 좌변기 파이프가 파손"됐다며 수리 요구가 빗발쳤습니다.

[잼버리 현장 노동자 : 어차피 2주 있다가 철거할 거니까 빨리빨리 치고 나가라고… (작업 중에 더위로) 동료 한 명이 쓰러지려고 해서 마무리 짓고 나왔거든요.]

농수산부 문서입니다.

잼버리가 끝나면, 화장실, 샤워실, 전기, 상하수도시설까지 모두 철거하고 부지를 원래대로 돌려놔야 한다고 돼 있습니다.

2주만 버티면 된다는 인식이 정부 부처는 물론, 공사업체에까지 퍼지면서, 잼버리 파행은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잼버리 대원 이동 편의를 위해 배수로 폭도 절반으로 줄이는 등 야영지 맞춤으로 조성한 부지라, 용도를 바꿔 활용하는 것도 불가능합니다.

205억 원을 들여서 설치한 설비를, 최대 58억 원 들여서 철거해야 하는 상황.

[박상인/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 (장기적인) 사용계획이 없다 보니까, (부지에) 또다시 돈이 들어가야 하는 상황인 거죠. 왜 이렇게 계획도 제대로 안 됐고, 집행도 제대로 안 됐는지….]

지난 2015년 일본 잼버리가 열렸던 부지는 새만금과 같은 매립지지만, 개최 전 일찌감치 공원과 컨벤션 장으로 쓸 계획을 세워놔 지금도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1,171억 원을 넘는 예산을 쏟아부은 여의도 3배 면적 부지에는, 부지와 마찬가지로 용도도 정해지지 않은 채, 추가 공사가 진행될 잼버리 메인 센터만 덩그러니 남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영상편집 : 박기덕, CG : 김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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