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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사망 45일 만에 '조의'…뒤늦게 "CCTV 제공 협조"

<앵커>

폭염 속에 주차장에서 카트를 관리하던 20대 직원이 숨진 후 코스트코 한국 지사 측은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보도해 드렸습니다. 유족들이 '미국 본사'에서 자료 요청에 협조하겠다는 답을 받고 나서야, 한국 지사 측은 뒷북 대응에 나섰습니다.

제희원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고 김동호 씨 사망 후 45일이 지났지만 한국 코스트코 측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습니다.

CCTV 등 유족의 자료 요청에도 시간을 끌었습니다.

[김길성/고 김동호 씨 아버지 : CCTV를 저희가 6월 26일 날 요구를 했더니 자기들은 그 개인 정보 보호법 때문에 내줄 수 없다. 지금 40여 일이 지났는데도 전혀 그런 건(사과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김앤장 변호사들을 사서….]

한국 지사의 무대응에 유족은 미국 본사에 사건 해결을 촉구하는 메일을 여러 차례 보냈습니다.

본사가 오늘(3일) 보낸 답을 SBS가 입수했습니다.
카트 직원 유족의 사건 해결 촉구 메일에 대한 코스트코 미국 본사의 공식 답변

코스트코 수석 부사장은 "김 씨의 사망에 조의를 표한다"며 "CCTV 영상 제공에 협조하겠다"고 적었습니다.

하지만 사측 과실을 인정하는 사과나 유족들이 요구한 근무조건에 대한 조사, 책임자에 대한 처벌, 재발방지책 마련 등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습니다.

[고 김동호 씨 친형 : 너무 실망스러운 내용이었던 거죠. 저희가 원하는 내용은, 듣고 싶었던 내용은 그런 게 아니었는데….]

무대응으로 일관하던 한국 지사 측은 이제야 CCTV를 제공할 뜻을 밝혔습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오늘 김 씨가 근무했던 코스트코 하남점의 실내 온도를 측정하는 등 작업 환경 조사를 벌였습니다.

그런데 코스트코 측이 실제 김 씨가 근무했던 장소가 아닌 에어컨이 설치된 곳으로 안내했다고 직원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코스트코 직원 : 너무 엉뚱한 곳에서 (온도를) 재는 거예요. 냉풍기가 그쪽을 쏘고 있는데 거기 온도를 재고 있는 거예요. 점장이 찍어준 장소래요, 여기가 (카트 관리 직원이) 제일 많이 상주한다고.]

3차례 조사를 토대로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여부 등을 판단할 예정이라, 실제 작업 환경에 대한 실증적 조사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김승태, 영상편집 : 최혜영, CG : 서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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