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경기도 양주의 한 육군 부대에서 사격 훈련을 하던 병사 한 명이 총상을 입고 숨졌습니다. 군 조사 결과 숨진 병사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분류돼서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던 걸로 파악됐는데, 그럼에도 실탄 사격에 그대로 투입됐습니다.
박재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22일, 경기 양주시의 한 육군 사격장에서 훈련에 나섰던 A 일병이 총상을 입고 쓰러졌습니다.
무릎쏴에서 서서쏴로 자세를 바꾸던 중 머리에 총상을 입었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지난달 중순 현장 검증에 나선 군 수사단과 경찰은, 총기 각도 등을 고려했을 때 '우발적 사고 가능성은 낮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A 일병이 부대 전입 직후인 지난 1월 진행된 복무적응도 검사와 스트레스 진단에서 임무 부담을 크게 느끼는 '고위험 스트레스군'으로 분류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또 사고 한 달 전에는 같은 부대 선임병으로부터 폭언을 들은 뒤, 크게 힘들어했다는 동료 병사들의 진술도 나왔습니다.
평소에도 세심하게 지켜봐야 했던 정황들이 있었지만 실탄 사격에 투입됐던 겁니다.
공군과 해군은 도움과 배려가 필요한 장병은 사격 훈련에서 제외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육군은 이 경우 사격 훈련에서 제외할 수 있는 명시적 규정을 두고 있지 않습니다.
[양욱/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세부 관리 지침이 얼마만큼 잘 돼 있느냐, 부대 차원에서 어떤 정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될 것이냐, 그런 부분에 조금 더 집중이 되고요.]
군은 민간 전문가에게 해당 병사에 대한 심리 부검을 의뢰하는 등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복무 적응도 검사에서 '관심 또는 주의' 병사로 분류되는 인원은 매년 2만 명에 달하는 만큼,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신동환, 영상편집 : 신세은, CG : 강윤정·박천웅·최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