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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우로 비상인데…'몽골 승마 체험' 간 기초 의원들

<앵커>

얼마 전 집중 호우로 비 피해가 속출하던 시기에 전국의 시군구 기초 의원 19명이 해외 연수를 다녀왔다는 제보가 왔습니다. 말은 연수라고 하는데, 실제로는 백화점에 가고 승마 체험하는 일정이 들어있었습니다.

제보 내용 사공성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7일 충북 오송에서는 지하차도 침수로 14번째 사망자가 발견됐고 경북 예천 산사태 현장에서는 실종자 8명에 대한 수색이 한창이었습니다.

전국이 비상이었던 다음날 오후, 전국 10개 시군구 기초의원 19명이 4박 5일 일정으로 몽골 연수를 떠났습니다.

연수 계획서 상으로는 몽골의 사막화 방지 등 기후위기 대응 리더십 강화가 목적입니다.

그런데 상세 일정을 살펴보니 오전에만 관계 기관을 방문하는 걸로 돼 있고 오후에는 승마체험과 전통 공연 관람, 국영 백화점 방문 등 모두 관광 일정으로 채워졌습니다.

[A 용산구의원 : (백화점) 같이 들르기는 했어요. 저는 한 가지도 안 샀습니다.]

[B 서울시의원 : 저는 개인적으로 갔습니다. 자비로 갔다고요.]

연수에는 서울 용산구에서 6명, 전남 보성군에서 3명, 서울시, 강서구, 서초구, 강남구 등에서 1명씩 참가했습니다.

용산구의회에는 모두 13명의 구의원이 있습니다.

이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6명이 지난주 몽골을 다녀왔습니다.

구의회는 1인당 190만 원, 6명에게 모두 1천100만 원의 경비를 지원했습니다.

의원들과 주최 측은 일정 변경이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 관계자 : 항공권이 다 미리 예매가 되는 거라. 저희 가는 날부터는 비도 안 오는 시점이었고.]

하지만 구청 홈페이지 등에는 이미 출국 전부터 부적절한 연수라는 지적이 올라와 있었습니다.

[용산구 주민 :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면, 지역에 있는 지역 주민들한테 봉사활동을 하는 게 우선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국적인 물난리가 터지고….]

어려울 때 더 살펴주고 도와달라고 뽑힌 의원들, 선량이라는 별칭이 무색하게 됐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김남성, 영상편집 : 윤태호, CG : 홍성용, 화면제공 : 유튜브 Nomadic Mongolian Marko Polo Adventu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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