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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모닝콜 요구하고 욕설 · 폭행…'교권침해' 사례 쏟아져

아이 모닝콜 요구하고 욕설 · 폭행…'교권침해' 사례 쏟아져
▲ 추모식 위해 보신각에 모인 교사들

갈수록 심해지는 교권침해에 교직 사회가 들끓어 오르면서 현장 교사들이 그간 겪었던 고충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교원노조 등이 개설한 패들렛(여러 사람이 콘텐츠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에는 그간 교사들이 겪은 사례들이 수천 건 올라왔습니다.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 A 교사는 받아쓰기 지도를 하면서 틀린 문제에 빗금을 쳤다가 학부모에게서 항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마음 상하지 않도록 빗금 대신 '별 표시'를 하라는 요구였습니다.

A 교사는 비슷하게 느끼는 학부모가 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고, 틀린 문제에 '별 표시'를 원하는 학부모는 연락을 달라고 알림장에 썼습니다. 해당 학부모는 교사가 본인을 '표적' 삼아 알림장을 올렸다며 교장실로 찾아와 소리를 질렀습니다.

#. B 교사는 원격수업 기간 한 학생이 계속 수업에 참여하지 않자 학부모에게 연락했습니다. 학부모는 교사가 '모닝콜'을 해서 아이를 깨워달라고 요구했습니다. B교사가 어렵다고 하자 학부모는 교육청에 민원을 제기했습니다.

#. C 교사가 속한 학교는 코로나19 초기에 신학기 교과서를 정해진 날짜에 교문에서 배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자 한 학부모가 술에 취한 채 전화해 '너희가 뭔데 일방적으로 날짜를 정하느냐'며 소리를 지르고 폭언을 퍼부었습니다. C 교사는 이후에도 해당 학부모에게 비슷한 일을 더 겪어야 했습니다.

#. D 교사의 학급에는 아빠의 폭력 때문에 엄마와 함께 이사하면서 전학 간 학생이 있었습니다. 아이의 아빠는 교사의 개인 휴대전화로 전화해 아이의 새 주소를 알려달라고 했고, 교사가 이를 거부하자 '돈 받아 X먹었냐. 내가 아빠인데 말을 안 해?'라며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습니다. D 교사는 한동안 출퇴근길에 해코지를 당할까봐 두려움에 떨어야 했습니다.

보신각에서 열린 추모식 (사진=연합뉴스)

이외에도, 교사가 직접 깎은 과일이나 직접 끓인 죽 등 음식 제공을 요구하거나, 결석 후 출석 인정 등 비합리적인 요구도 많았습니다.

교사를 아이의 '하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냐는 울분 섞인 목소리도 터져 나옵니다.

학생들 사이의 갈등을 중재하다가 학부모에게 욕설이나 폭언을 듣는 경우, 성적 처리와 관련해 입에 담기 어려운 모욕을 받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아이의 마음이 상했다'는 항의는 상당히 흔해서, 교사들 사이에서는 학부모에게 교사의 죄가 '내 아이 기분 상해죄'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라고 합니다.

학교폭력위원회를 열면서 학부모에게 폭행당했다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교사들은 교장·교감 등 학교 관리자와 교육청의 원칙 없는 대응도 문제 삼았습니다.

E 교사는 싸우던 학생들을 지도하고 집으로 돌려보냈는데 학부모가 항의하며 부당한 요구를 해오자 교감이 '흠 잡힐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라며 학부모보다 더 당황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적었습니다.

F 교사는 학생이 학교에서 다쳐 집에 있으니 교사가 와서 보충 지도를 해달라는 학부모 요구를 들었는데 교장·교감에게 떠밀려 그대로 해야 했던 기억을 떠올렸습니다.

G 교사는 장애 학생의 자해 행동을 교사가 고치지 못했다며 학부모가 '교사 능력이 부족하다'는 민원을 교육청에 넣었는데 교육청에서 자신에게 컨설팅을 받으라고 해 억울했던 일을 언급했습니다.

교육부도 이처럼 현장 교사들이 학부모로부터 겪는 과도한 요구와 폭언·폭행이 더 심각해지는 것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와 학부모 간에 대면은 물론 전화나 SNS 등 다양하게 이뤄지는 소통 방식을 어떻게 개선하면 조금이라도 교권침해를 막을지 계속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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