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영상을 제공한 부부는 지하 차도에 남겨졌던 다른 사람들에게 한없이 미안하다며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비극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영상을 공개한다고 밝혔습니다.
배준우 기자가 이 부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기자>
['아, 이거 아닌 것 같은데' 아. 그냥 저도 모르게 앞차도 가고 하니까….]
성난 강물이 몰아치는 궁평 제2지하차도에 A 씨 부부는 그렇게 들어섰습니다.
진입 직후 곧바로 상황은 급박하게 돌아갔습니다.
[거기(앞차) 차주 분이 보조석으로 나오셔서 휘청거리는 걸 제가 봤거든요.]
남편은 조수석에 있는 아내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나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습니다.
[생존자 부부 : 후진으로 탈출을 시도하려고 가속페달을 밟아도 차가 안 나가고 물의 양이 너무 많아서 차가 역주행 방향으로 반 바퀴가 돌아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순간, 차량 밖으로 나갔다가 물살에 휩쓸리진 않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생존자 부부 : 다른 생존자 남자분이 저희도 '빨리 탈출을 하라' 유리창을 두드려주면서 탈출을 해라 말해줘서, 게걸음으로 옆으로 안전지대까지 이동을 한 거죠.]
사고 당시 몰아쳐 오던 강물은 말 그대로 불가항력이었다고 했습니다.
[생존자 부부 : 정말 인력으로는 절대 도저히 막을 수가 없었어요.]
경찰에 제출했던 블랙박스 영상을 돌려받은 부부, 해당 영상을 취재진에 공개하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생존자 부부 : 지금 버스 다 잠겨간다, 왜 못 오시냐 안 오시냐 이렇게 했더니, 지금 신고 접수도 너무 많고 다른 지역도 지금 출동이 많아서 늦어지고 있다.]
이들 부부는 지하차도 뒤에 남겨진 사람들에게 한없이 미안한 생각이 든다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생존자 부부 :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아무것도 없어서 너무 유가족분들한테 (비록 아무것도) 할 수 없었어도 이게 죄송해요.]
(영상취재 : 최준식, 영상편집 : 최은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