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배우·방송인 노동조합(이하 배우조합)은 지도부 투표 결과 만장일치로 현지시간으로 14일 0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밝혔습니다.
배우조합에 소속된 배우들은 14일부터 영화 촬영은 물론, 이미 제작이 끝난 영화들의 홍보 행사나 시상식에도 참석할 수 없게 됐습니다.
이에 지난 13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영화 '오펜하이머' 시사회는 배우조합 파업 발표를 앞두고 1시간 앞당겨 진행됐으며, 배우들은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한 뒤 파업에 연대하는 뜻으로 일찍 자리를 떴습니다.
약 16만 명의 배우가 소속된 배우조합은 넷플릭스, 디즈니, 디스커버리-워너 등 대형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이하 AMPTP)과 계약 협상을 시도했으나 결렬됐습니다.
배우조합은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배우의 권리 보장을 위해 AI가 생성하는 배우의 외모나 목소리가 무단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방지 대책을 요구했습니다.
이 외에도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작품이 상영될 경우 지급되는 재상영 분배금 인상, 주연외 출연 배우들의 기본급 인상 등을 주장했습니다.
현재 맷 데이먼, 메릴 스트립, 마크 러팔로, 제니퍼 로렌스 등 다수의 스타가 파업에 동참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디언은 "배우조합의 영향력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친다"며 "할리우드 배우가 출연하는 모든 영화와 프로그램은 일정을 대폭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또 CNN은 지난 5월부터 시작된 할리우드 작가조합의 파업을 함께 언급하며 "배우와 작가의 동반 파업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경제적으로 40억 달러(한화로 약 5조 원) 이상의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할리우드 작가조합은 더 나은 급여와 근로 조건을 요구하며 약 11,500명의 회원이 거리로 나서면서 다수의 프로그램과 시리즈가 중단된 상태입니다.
할리우드의 대표 노조인 작가와 배우의 동반 파업은 1960년 이후 63년 만이며, 배우조합은 약 43년 만에 피켓을 들고 일어섰습니다.
한편, 배우조합의 파업 결정에 대해 AMPTP 측은 배우와 작가 모두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며 "코로나19에서 회복 중인 산업에 혼란을 더하는 최악의 시기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SAG-AFTRA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