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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오르던 등산객들 놀랐다…북한산 뒤덮은 검은 정체

북한산국립공원공단 "7월 초 지나면 자연 감소할 듯"

<앵커>

요즘 서울 북한산 쪽에 이른바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벌레 떼가 자주 보입니다. 물지도 않고 독도 없는 벌레인데, 그래도 보기에는 불편하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김민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북한산 백운대 주변 검은 먼지 같은 것들이 휘날립니다.

바닥이 거뭇거뭇할 정도고 시야까지 방해합니다.

북한산에 출몰한 러브버그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입니다.

지난주 장마 직전이 절정이었고, 개체 수가 좀 줄기는 했지만 북한산을 찾은 등산객이라면 아직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습니다.

[이형모/등산객 : 2주 전에 왔을 때는 엄청 많아서 우리가 거기서 밥도 못 먹고 그랬어요.]

등산로 입구 상인들도 골머리를 앓았습니다.

[주변 상인 : 요즘에 지금 부쩍 애들이 많이 보이거든요. 저희가 밤에 불을 원래 켜놓고 가는데 얘네들 때문에 불을 못 켜놔요.]

러브버그들은 수년 전부터 여름철만 되면 서울과 수도권 북서부에 자주 출몰했습니다.

원래 중국 남부와 타이완 일대에 서식하며 항만 등을 통해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는데, 올해는 고온다습한 날씨 때문에 열흘 정도 빨리 나타난 것으로 보입니다.

겉보기에는 불쾌할 수 있지만, 물지도 않고, 독도 없고, 토양을 풍요롭게 하는 익충으로 분류됩니다.

[박선재/국립생물자원관 연구관 : 낙엽을 분해하고 유기물을 분해하고 살기 때문에 토양에 지렁이와 같은 역할을 하는 생물이고요. 꽃에서 꿀을 먹으면서 수분 매개 역할도 하기 때문에 (익충입니다.)]

수명이 수컷은 3~5일, 암컷은 일주일 정도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당국의 현재 방침은 "시간이 약"이라는 것입니다.

북한산국립공원공단은 "7월 초가 지나면 자연 감소할 것"으로 본다며 무차별적인 방충이 오히려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 화학적 방역은 시행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최근 동양하루살이 사례처럼 아무리 익충이더라도 기후 변화로 신종 벌레들이 도심과 주택가에 떼로 출몰하는 만큼 낙엽 같은 서식지를 주기적으로 정리하는 등 친환경적 방제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영상취재 : 강동철, 영상편집 : 신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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