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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 사람 행동이 바꾼다…57m 에스컬레이터 무사고 비결

<앵커>

지난 8일에 분당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있었죠. 이 안전 점검을 하고도 사고가 난 거라 더 불안감을 키웠는데, 길이가 60m에 달하는데도 사람이 한 번도 다친 적 없는 에스컬레이터가 있다고 합니다.

비결이 뭔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대구 도시철도 2호선과 3호선이 만나는 청라언덕역입니다.

이 곳에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가 있습니다.

한 구간의 길이가 57m로, 수직 높이는 10층 아파트와 맞먹습니다.

2015년부터 가동을 시작해 올해로 8년째 매일 만 9천 명이 이용하는 이 에스컬레이터에서 사고로 다친 사람은 한 명도 없었습니다.

비결이 뭘까?

유지 보수를 위한 직원이 근처 사무실에 늘 있고,

[유지 보수 업체 직원 : (매일 여기서 대기하시는 거예요?) 매일 2명 정도 항상 업무시간 내에는 상주하고 있습니다.]

수리 부품을 항상 세트로 구매해 불량품 사용 가능성을 줄였습니다.

[허용준/대구교통공사 승강기 관리소장 : 1개가 마모되면 아무래도 나머지 것(부품)도 대미지(손상)를 받는다고 생각하거든요. 세트로 바꾸는 게 더 훨씬 안전하기 때문에….]

규정상 에스컬레이터 의무 점검 횟수는 한 달에 한 번이지만, 이곳은 한 달에 두 차례 자정부터 새벽 4시까지 점검합니다.

[길이가 기니까 사고가 나게 되면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열심히 보는 거죠.]

탑승객이 쓰러지면 역무원에게 알려주는 지능형 CCTV도 최근 새로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중요한 비결,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는 방식입니다.

길이가 워낙 긴 데다가 특히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에선 대부분 탑승객이 가만히 서서 올라갑니다.

탑승객이 가만히 서서 가면 몸무게만큼만 에스컬레이터 부품들에 하중이 갑니다.

그러나 걷거나 뛰게 되면 3배에서 최대 10배의 하중이 부품들에 걸리게 되고, 계단으로 되어 있는 에스컬레이터의 특성상 10계단이면 부품에 쌓이는 하중은 10배가 됩니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 나는 주요 이유입니다.

[황수철/한국승강기대학교 교수 : 한 사람이 걸어갔죠. 뒤에 사람 또 가죠, 또 가죠. 10년을 썼어. 그래서 그게(충격이) 누적이 돼서 극한 상황이 딱 되면 이게(부품들이) 부러지거나 마모되거나 (합니다.)]

최장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면서, 탑승객들의 인식도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김은환/대구 : (서서 가시는 이유가 있나요?) 안전이죠. 제일 안전해야 되니까. 손잡이 잡고 움직이지 않고 그렇게 가는 거죠.]

[최신재/대구 : 나 한 사람이 막 위로 올라가면, 뒤의 사람도 따라 올라가요. 한 사람이 멈춰주면 거의 다 멈춰서 안전하게 그렇게 가요.]

(영상취재 : 서진호, 영상편집 : 한만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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