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시간으로 지난 12일 로이터, 벨기에 공영방송 베에르테 등 외신들은 지난해 우크라이나에서 벨기에로 탈출한 청년 A 씨가 10유로(한화 약 1만 4천 원)를 내고 즉석 복권을 구매했다가 1등에 당첨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16일 수도 브뤼셀의 한 주유소에서 즉석 복권을 구매한 A 씨는 최근 벨기에 국립복권협회 본부에 초대돼 당첨금 50만 유로(한화 약 7억 원)를 수령했습니다. 벨기에는 복권 당첨금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습니다.
벨기에에서는 보통 복권 당첨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지만, 벨기에 복권협회는 이례적으로 이번 당첨자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공개했습니다.
당첨자 A 씨는 우크라이나 국적의 18~24세 사이 남성으로, 1년째 브뤼셀의 임시 주택에 거주하며 직장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A 씨는 인터뷰에서 "우선 이곳에서 날 돌봐준 벨기에 가족과 친구들을 위해 파티를 열겠다"면서도 "남은 당첨금은 우크라이나 재건을 돕는 데 쓰고 싶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벨기에에서 일자리를 구해 행복하지만, 전쟁이 끝나면 가능한 한 빨리 고국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벨기에 복권협회 대변인은 "지금까지 많은 당첨자를 봤지만, 이번 사례로 당첨금이 좀 더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어두운 시대에 희망의 신호와 같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청년의 마음은 분명히 우크라이나에 있었고 우크라이나의 상황 때문에 마냥 기뻐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그러나 그는 희망에 가득 차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A 씨의 인터뷰를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쉽지 않은 결정일 텐데 대단하다", "그의 소망대로 하루빨리 평화가 오길"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Loterie Nationale Loterij 공식 홈페이지,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