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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태어났냐고' 끝내 숨진 고3…"학폭위 요구 묵살 당해"

<앵커>

한 고등학생이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글을 남긴 채 숨졌습니다. 유족 측은 3년 동안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는데,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TJB 조형준 기자입니다.

<기자>

'학교폭력을 당해보니 왜 아무한테도 얘기할 수 없는지 알 것 같다.' '내 꿈, 내가 하는 행동, 모든 걸 부정당하니 온 세상이 나보고 왜 태어났냐고, 그냥 죽으라고 소리치는 것 같다.'

천안의 한 고등학교를 다니며 경찰관을 꿈꿨던 고 김상연 군이 남긴 글입니다.

김 군은 지난 11일 오후 7시 15분쯤 천안 동남구 자신의 방 안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이후 김 군의 가방에서는 지난 3년간 학교폭력 피해 내용이 담긴 수첩이 발견됐습니다.

유족 측은 김 군이 고등학교 1학년부터 7~8명의 가해 학생들로부터 올해까지 놀림과 따돌림 등 지속적인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합니다.

[김복철/고 김상연 군 아버지 : SNS에 우스꽝스러운 사진을 올려서 퍼뜨리고. 쭉 지금 3학년까지 학교폭력이 이뤄진 걸로 알고 있습니다.]

또 유족 측은 김 군이 이번 달 초 학교폭력 피해를 호소하며 등교를 거부하자 담임선생님에게 학교폭력방지위원회를 열어 달라고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천안교육지원청은 최근 3년간 김 군 관련 학교폭력위원회는 열린 적이 없었고, 학교 측도 피해 사실을 묵살하지 않았다고 반박했습니다.

[천안교육지원청 관계자 : 어떤 피해 상황이 구체적으로 나타나거나 발견했거나 했으면 당연히 열려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사안이 없었던 거죠. 학교 측에서도 그런 상황이 없다고 얘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경찰은 김 군의 휴대전화와 수첩 등을 토대로 학교폭력 피해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담임교사와 유서에 언급된 학생들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운기 TJB)

TJB 조형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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