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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토리] 학교, 요양원이 되다

거리에서 아이들을 보기가 힘들어진 요즘. 저출산으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는 일은 이미 지방에선 일상이 되었다. 심지어 서울에도 폐교 사태가 잇따르면서 인구절벽 위기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 전문가는 10년 뒤엔 학교가 절반도 안 남아있을 정도로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한 상황이라 말한다.

비가 오는 날이면 초등학교 시절 운동장에서 놀던 때가 생각난다는 김영월 씨. 충남 부여군에 있는 김 씨의 모교는 학생 수가 줄어 학교는 폐교되었지만, 그 자리엔 요양원이 들어섰다. 현재 김 씨가 지내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업을 듣던 교실은 이제 노인들이 생활하는 공간이 되었고, 친구들과 뛰놀던 운동장은 잔디밭 산책길로 바뀌었다. 

경기도 화성의 한 요양원. 이곳은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넘쳐났던 어린이집이었다. 정원 95명을 꽉 채울 만큼 아이들이 많았지만, 해마다 원생 수가 줄어들어 결국 어린이집 문을 닫게 되었다. 어린이집 건물은 요양원으로 바뀌었고, 아이들과 함께 동요를 부르던 어린이집 원장은 어르신을 보살피는 요양원 원장이 되었다. 학교와 어린이집은 이제 저출산∙고령화의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 되었다.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비중은 17.5%로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에 속한다. 하지만 고령화의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게 문제다. 이 속도라면 2년 뒤엔 우리나라 전체 인구 5명 중 1명이 노인인 초고령사회가 된다는 것이다. 이뿐만 아니라 노인을 부양할 인구 역시 빠르게 감소하고 있어 인구절벽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22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 0.78명. 가임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가 1명 미만으로 떨어진 지 오래다. 전문가들은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단순하게 수치로만 바라볼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저출산 현상은 주거, 일자리, 경제 등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것이다. 지금처럼 지원 사업 위주로만 접근하면 인구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주 SBS <뉴스토리>에서는 아이들의 공간인 학교가 사라지고 그 자리에 노인요양시설이 들어서는 이색 사례들을 통해 ‘저출산∙고령화’의 또 다른 단면과 문제점, 대책 등을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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