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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20억 혈세 들인 거북선, 154만 원에 겨우 팔린 사연

사업비 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거제 거북선이 건조된 지 약 13년 만에 154만 원에 팔렸습니다.

제작 당시 미국산 소나무를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짝퉁 논란은 물론, 부실 제작 논란까지 일었던 이 거북선은 투입된 비용의 0.1%도 안 되는 금액으로 낙찰돼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7일) 경남 거제시에 따르면 거제시 재산인 '임진란 거북선 1호'가 8차례 입찰 끝에 154만 원에 최근 낙찰됐습니다.

이 거북선은 이번에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았으면 폐기될 처지였습니다.
2011년 6월 17일 경남 거제시 지세포 조선해양문화회관 앞 해상에 도착한?거북선

'임진란 거북선 1호'는 2010년 경상남도 이순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당시 국·도비 포함 총 20억 원 사업비를 들여 2011년 건조돼 거제시에 전달됐고 당시 같이 제작됐던 판옥선은 통영시에 전달됐습니다.

당초 경남도는 제작 시 국내산 소나무인 금강송을 사용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제로는 임의로 수입 목재를 섞어 만든 사실이 드러나면서 '짝퉁'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손해배상 청구 등 책임공방으로 준공검사와 인수가 한참 미뤄졌고, 거북선 건조업체 대표는 2012년 사기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또 애초 지세포항 앞바다에 정박해 놓고 승선 체험 등 관광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었지만, 흔들림이 심하고 물이 새는 등의 이유로 1년여 만에 육지로 올라와 조선해양문화관 앞마당에 전시됐습니다.
2011년 7월 통영 전통한선복원연구소 정영복 소장이 거북선 내부 노를 살펴보는 모습

그럼에도 목재가 썩고 뒤틀리는 현상은 계속 발생했고,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꼬리 부분이 파손돼 안전사고 우려가 나왔습니다.

결국 시는 거북선을 유지하는 데 3~4억 원이 들고 내구연한이 7~8년에 불과해 효용 가치가 떨어진다는 결론을 내리고 폐기하기로 했습니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에 따라 폐기 전 매각 일반입찰 대상물이 된 거북선은 지난 2월부터 입찰됐으나, 이동이 쉽지 않은 데다 활용 방안도 마땅치 않아 7번이나 낙찰자를 찾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습니다.

결국 8수 끝에 20억 원짜리 거북선은 개인에게 최고가 154만 원에 낙찰됐습니다.

(사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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