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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희롱 발언 한둘 아닌데…결과는 '솜방망이' 징계

<앵커>

한 공공기관에서 상급자의 지속적인 성희롱을 참다못해 여성 직원 2명이 퇴사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징계위원회가 열렸는데, 면직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해 놓고서는 정직 1개월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쳤습니다.

사공성근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발명사업을 추진하는 특허청 산하 한국발명진흥회.

지난해 10월, 여직원 2명이 돌연 사직했습니다.

직장 내 성희롱과 괴롭힘이 원인이었습니다.

A 팀장은 회식 자리에서 팀원인 B 씨에게 자취 여부를 물으며, "여자가 자취해야 남자 친구가 행복하다"는 등의 이상한 말을 했습니다.

다른 직원 C 씨에게도 "가디건 단추가 풀렸다"는 등 옷매무새를 지적하며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말을 했습니다.

여직원들의 신고로 진흥회가 자체 조사에 나섰는데, 피해 직원들은 팀장이 상습적으로 외모를 평가하거나 성적인 단어를 사용했고, 다른 여직원들까지 2년 넘게 피해를 당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징계위에 회부된 A 팀장은 자신의 언행이 성희롱임을 인지하지 못했고 사건이 신고된 이후에야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징계위는 A 팀장의 성희롱은 면직까지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최종 처분은 '정직 1개월'에 그쳤습니다.

신체적인 접촉이 없었고 부서 업무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이유였습니다.

[한국발명진흥회 관계자 : 개인에 관한 사항이고 그래서 제가 뭐라고 답변을 드리기가 어렵겠네요.]

[이종배/국민의힘 의원 : 가해자는 멀쩡히 근무 중에 있고, 진흥회에서는 취재 및 보도를 무마시키려고 거짓 정보를 흘리기도 했습니다.]

진흥회 한 고위 간부는 "피해자들이, 사건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원치 않는다"며 국회 질의에도 자료 제출을 거부하다 결국, 거짓으로 드러나 국회로부터 징계 요청을 받기도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김종미, CG : 최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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