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명부' 들고 학교로…초등생 총기난사로 9명 사망

<앵커>

세르비아에서는 13살 초등학생이 학교에서 총기를 난사해 9명이 숨졌습니다. 한 달 넘게 명단까지 만들어 범죄를 계획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조지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 중심부의 한 초등학교에서 총격이 일어난 건 현지 시간으로 어제(3일) 아침 8시 40분쯤입니다.

이 학교 학생인 13살 케츠마노비츠가 현관의 경비원과 학생들에게 총격을 가하고 교실로 들어가 총기를 난사했습니다.

[밀란 밀로세비치/학부모 : 문 안쪽으로 제가 아는 사람의 시신이 보였어요. 사람 좋던 경비원이었어요.]

[릴리아나 라디세비치/희생자 할머니 : 우리 손녀는 당번이어서 경비원이랑 같이 1층에 있었어요. 경비원에 이어 손녀도 총격을 당했습니다.]

학생 8명과 경비원 1명 등 9명이 숨졌고 7명이 다쳐 긴급 수술을 받았는데 일부는 중태입니다.

총격 직후 케츠마노비츠는 경찰에 직접 전화를 걸어 범행을 자백하고 체포됐습니다.

경찰은 소년이 아버지 소유의 권총 2자루와 화염병 4개를 갖고 있었고, 범행 대상을 적은 명단과 교실 배치도까지 만들며 한 달 넘게 계획했다고 밝혔습니다.

[브라티슬라프 가시츠/세르비아 내무장관 : 소년은 아빠와 함께 사격장에 가서 연습을 했습니다.]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경찰은 소년의 부모도 모두 체포해 조사 중입니다.

[베스나 코바치/시민 : 비극이에요. 더한 비극은 없을 겁니다. 어린이가 그랬다는 게 말입니다.]

세르비아 정부는 내일부터 사흘간을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총기 관련 법안 점검에 들어갔습니다.

세르비아는 총기법이 엄격하지만 1990년대 발칸 반도 내전의 여파로 불법 총기가 많아 문제로 지적돼 왔고 2013년 14명, 2007년엔 9명이 숨지는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영상편집 : 오노영, CG : 제갈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