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두 달 전 대구에서 다친 한 10대 학생이 병원 여러 곳을 찾았는데도 치료를 받지 못해서 결국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조사에 나선 복지부는 당시 큰 병원 4곳이 부당하게 환자를 받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먼저 박재현 기자입니다.
<기자>
대구 북구의 한 건물 4층에서 10대 여학생이 추락한 건 지난 3월 19일.
신고 2분 만에 119구급대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의식이 있었던 이 학생은 2시간 동안 8개 병원을 떠돌다가 끝내 숨졌습니다.
복지부와 소방청의 현장 조사 결과, 부당하게 진료를 거부한 병원은 총 4곳입니다.
첫 번째 병원, 추락 현장에서 불과 2km 떨어진 대구파티마병원입니다.
2분 만에 도착했는데, 의사가 환자 상태는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과 동시 진료가 필요하다면서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했습니다.
어쩔 수 없이 3km 떨어진 대구 경북대병원으로 향했습니다.
구급대가 추락 현장에 도착한 지 40분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이 병원도 사정은 비슷했습니다.
응급의료센터는 같은 병원에 있는 권역외상센터로 가라 하고, 외상센터에서는 빈 병상이 없다면서 거절했습니다.
두 곳 다 환자가 얼마나 위중한지는 살펴보지 않았고, 나중에 조사해보니 권역외상센터엔에는 빈 병상도 있었습니다.
이 두 병원은 당분간 정부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과징금까지 내게 됐고, 외상환자 수술, 의료진 부재를 이유로 환자를 받지 않은 계명대 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에는 보조금이 중단됐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지자체, 119구급대, 병원 사이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구급대는 4단계, 의료기관은 5단계로 응급환자 중증도 분류 체계가 달라 사태를 악화시켰다고 보고 서둘러 5단계로 통일하기로 했습니다.
(영상편집 : 박춘배, CG : 서동민)
▶ 구급차 타고도 병원 헤맨다…'응급실 뺑뺑이' 못 고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