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2일)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21일 밤 8시쯤 제주시에서 택시에 탑승한 A 씨는 트렁크에 여행용 가방을 두고 내렸습니다.
하필 분실한 가방 안에는 그가 지난 40년간 축적해 온 업무 자료 등이 담긴 노트북 1대, USB 2개가 들어 있었습니다.
이날 택시 요금을 현금으로 결제한 A 씨는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못한 채 유실물 종합관리시스템만 살피다가 결국 사흘 만에 제주동부경찰서를 찾아 진정서를 제출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맡은 제주동부서 형사 2팀 이도헌(30) 경장은 하루 만에 A 씨가 탑승했던 택시를 특정했으나, 그의 가방은 온데간데없었습니다.
이후 약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나면서, A 씨는 분실물을 찾을 수 없겠다고 생각하며 사실상 포기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알고 보니 해당 사건을 맡았던 이 경장은 약 한 달간 틈틈이 택시 기사와 연락하며 A 씨가 하차 뒤 택시 이동 경로와 주변 방범용 CCTV를 확인했고, 분실 당일 제주국제공항에서 택시에 탑승한 다른 관광객이 서귀포시 한 펜션에 도착해 여행용 가방 여러 개를 내리는 장면을 포착했습니다.
이에 이 경장은 펜션까지 찾아가 가방을 찾은 뒤 A 씨에게 확인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경찰은 A 씨 하차 후 택시에 탄 다른 관광객이 A 씨의 가방을 자신의 짐과 함께 내렸고, 자신의 가방이 아닌 것을 알아챈 뒤 펜션에 가방을 두고 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해당 게시글에서 A 씨는 "수사를 전혀 모르는 내가 생각하기에도 사막에서 바늘 찾기와 다름없었다"며 "아무 관계도 없는 한 사람의 소시민을 위해, 집념과 열정이 없었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제주동부경찰서와 담당자들은 해낸 것"이라며 감사를 전했습니다.
이 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사건을 담당했던 이도헌 경장은 "추적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조금씩 시간을 할애해 추적하다 보니 찾을 수 있던 것 같다"며 "소중한 물건을 찾아드려 저 역시 기분이 좋다. 앞으로도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경찰이 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제주경찰청,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