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단독] 새벽 샤워장서 대마초…군부대도 뚫은 '택배 마약'

<앵커>

우리 사회 빠르게 번지고 있는 마약, 이제는 군부대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 한 육군 부대에서 병사들이 대마초를 피우다가 적발됐습니다. 이들은 택배를 통해 대마초를 들여온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 내용은 박재연 기자가 단독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 연천의 한 육군 부대.

지난 17일, 육군 수사관들이 병사들의 생활관을 예고 없이 수색했습니다.

사물함과 생활관 천장 등에서 대마초가 나왔고 병사들에 대한 마약 간이 검사 결과, 5명에게서 대마 '양성' 반응이 확인됐습니다.

조사 결과, 함께 복무 중인 병장 2명이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대마초를 구입해 이를 택배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들여온 대마초를 주로 새벽 시간대에 샤워장 등에서 피웠고 다른 병사들에게 판매도 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군 규정상 택배 등 우편물을 부대로 들여올 때는 부대장이 지정한 간부와 함께 내용물을 개봉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해당 병사들은 적발을 피하기 위해 대마초 성분을 알약 형태의 영양제로 위장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복무 중인 병장 한 명은 군 조사에서 "민간인 친구에게 부탁해 대마초를 구입했다"며 관련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군 수사당국은 전역한 병장 한 명에 대해서는 민간 검찰에 사건을 넘겼습니다.

육군은 "마약류가 군 안으로 유입된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마약류 반입 차단을 위해 불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군 수사당국은 이들의 모발과 소변을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감정을 의뢰하고 추가 연루자는 없는지 등 조사를 이어간다는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김준희)

---

<앵커>

이 내용 취재한 박재연 기자 나와 있습니다.

Q. 마약류 반입, 왜 걸러내지 못했나?

[박재연 기자 : 군에 반입되는 택배에 대해서는 개봉 검사가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마약 성분이 다른 제품 형태로 가공되었을 경우에 육안으로만 걸러내는 데 한계가 있는 겁니다. 이번에도 알약 형태로 위장해서 부대에 반입이 됐는데, 요즘 마약류가 젤리나 사탕, 과자 등 다양한 형태로 가공되기 때문에 적발이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또 코로나 사태 이후에 외출 제한이 늘면서 병사들의 택배 이용도 덩달아 늘었고, 그만큼 검사량이 늘면서 모든 물품을 일일이 검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입니다.]

Q. 꾸준히 발생하는 군내 마약류 범죄…대책은?

[박재연 기자 : 육군의 마약 사범 처리 통계를 살펴봤더니 2020년에는 7건, 2021년에는 9건, 또 지난해에도 8건 등 매년 평균 8건 안팎의 마약 관련 범죄가 적발이 됐습니다. 올해도 지난달까지만 벌써 4건이 드러났습니다. 군은 오는 6월부터는 군 내 마약범죄 전담 수사부대를 지정해서 운용하고 불시 단속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 군내 마약 탐지견을 택배 검사 등에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 "호기심에 시작, 중독됐다"…SNS서 마약 사고파는 10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