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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왕 "함께 부자 되자" 회유…"정부 자금 끌어낼 수 있다"

<앵커>

인천 미추홀구 일대에서 대규모 전세사기를 벌인 이른바 건축왕 남 모 씨가, 구속되기 전 피해자와 나눈 대화 녹취를 저희 취재진이 입수했습니다. 이 녹취록에는 남 씨가 오히려 피해자 탓을 하거나, '함께 부자가 되자'며 허황된 말로 회유까지 한 정황이 담겼습니다.

김덕현 기자입니다.

<기자>

건축업자 남 모 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해 12월 한 차례 기각됐습니다.

피해자들에게 적극적인 변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남 씨 측의 호소를 법원이 받아들였던 겁니다.

하지만, 2주 정도 지나 피해자를 만난 남 씨의 태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경찰 수사를 탓하는가 하면,

[건축왕 남 모 씨 : 경찰은 더 악화시키고 있죠. 경찰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데. 임대인이고 임차인이고 죽든지 살든지 아무 상관이 없는데.]

자신을 고소한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기도 합니다.

[건축왕 남 모 씨 : 세입자들 때문에 그렇죠. 지금 무덤을 판 거예요. 고소해서 돈을 받을 수 있는 게 없다니까요. 상생해서 보증금을 반환받을 생각을 하셔야지.]

그러더니 유일한 해결책이라며 피해 주택을 직접 사들이는 프로젝트를 함께 하자고 제안합니다.

[건축왕 남 모 씨 : 세입자들이 이번에 집을 마련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세입자들이 주인이 되면 커뮤니티가 형성돼서 건물별로 수익 창출이라든지 이런 것들을 할 수 있는 거예요.]

'함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신기루 같은 회유까지 곁들였습니다.

[건축왕 남 모 씨 : 저하고 같이 공동체 프로젝트를 만들어 가면 다 부자 되죠. 이게 엄청난 프로젝트예요.]

문건도 제시하며 세부 계획을 늘어놨는데, 사람이 모이면 행안부 자금이나 인천시 지원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건축왕 남 모 씨 : 정책 자금이나 인천시에서 이자 지원이나 이런 것들을 얼마든지 끌어낼 수가 있다는 말이죠. 행정안전부에도 긴급 자금으로 그런 부분들이 조 단위로 있대요.]

지난 2월 끝내 구속된 남 씨, 피해자 대책위가 추산한 전세 보증금 피해는 2천100억 원대로 불어난 상태입니다.

(영상취재 : 윤 형, 영상편집 : 이소영, CG : 조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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