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일대에서 120억 원대 전세 사기를 벌인 이른바 '건축왕'의 피해자가 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벌써 2번째입니다. 이번 피해자도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보증금을 떼일 상황에 놓였던 건데, 대책위는 잇단 죽음을 막아달라고 정부에 호소했습니다.
여현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검은 옷을 입은 남성 여럿이 20대 남성의 시신을 운구합니다.
그제(14일) 전세로 살던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숨진 채 발견된 A 씨로,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자 가운데 1명입니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사기 피해가 영향을 줬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최은선/미추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회 : 이분이 대책위에서 2월까지 이제 활동을 하셨어요.]
A 씨는 2019년 일명 '건축왕'과 전세금 6천8백만 원에 오피스텔을 계약했고, 2년 뒤에는 전세금을 9천만 원으로 올려 재계약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낙찰되더라도 최우선 변제금인 3천4백만 원 밖에 돌려받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A 씨는 사기 피해 후 돈을 더 벌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A 씨 지인 : 늘어난 대출에 그리고 이자 그거를, 원래 직장으로는 생활비랑 그거를 동시에 충당하기가 어려웠어요.]
앞서 지난 2월에도 30대 피해자가 전세 보증금 7천만 원을 돌려받지 못해 극단적 선택을 했는데, 두 피해자 모두 집이 경매로 넘어가 손을 쓸 수 없었습니다.
[김주호/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 가장 시급한 건 지금 경매 중지를 해서 일단 이분들에게 시간을 벌어주는 게 필요할 것 같고요.]
인천 미추홀구 전세 사기 피해 대책위는 피해자들도 경매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정부가 경락대금 대출을 해주는 등의 실질적 대책 마련을 촉구했습니다.
(영상취재 : 임동국, 영상편집 : 윤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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