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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에 극단 선택한 농협 직원…"킹크랩 사와" 갑질 확인

신혼에 극단 선택한 농협 직원…"킹크랩 사와" 갑질 확인
고용노동부가 30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북 장수군 농협을 대상으로 실시한 특별근로감독에서 고인의 주장대로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노동부는 전주고용노동지청이 1월 27일부터 지난 7일까지 장수 농협을 특별근로감독한 결과 총 15건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실을 확인해 6건을 형사 입건하고 과태료 총 6천770만 원을 부과했다고 밝혔습니다.

괴롭힘 가해자 4명에 대해서는 사측에 징계를 요구하고 그 결과를 제출하도록 했고, 공인노무사법상 비밀엄수 의무를 위반한 공인노무사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습니다.

감독 결과 A 씨가 숨진 올해 1월 12일 직전까지 여러 상급자가 면박성 발언을 하거나 27만 5천 원짜리 킹크랩을 사 오라고 요구해 실제로 받아내는 등의 방식으로 그를 괴롭힌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 씨가 괴롭힘 사실을 사측에 신고한 이후에는 부당한 업무명령을 하거나 경위서 작성을 요구하는 등 불리한 처우가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신고 이후 A 씨는 다른 부서로 발령됐는데, 내부 전산망이 접속되지도 않는 개인용 컴퓨터가 배정됐습니다.

A 씨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받은 사측은 문제 해결을 위해 공인노무사를 선임했는데, 노동부가 압수수색을 통해 파악한 결과 이 노무사는 가해자와 지인 관계로 드러났습니다.

이 노무사는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비밀을 누설했고, 편향적인 조사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고 노동부는 설명했습니다.

장수 농협 직원 A 씨는 결혼한 지 불과 석 달밖에 되지 않은 지난 1월 12일, 자신이 일하던 농협 근처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그가 남긴 유서에는 "열심히 해보려 했는데 사무실에서는 휴직이나 하라고 해서 힘들었다", "이번 선택으로 가족이 힘들겠지만, 이 상태로 계속 간다면 힘들 날이 길어질 거라는 생각이 든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습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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