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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금 채굴에 한국 중장비"…아마존에 무슨 일?

<앵커>

지구의 허파라고 불리는 아마존에서는 요즘 열대우림을 파괴해 이뤄지는 불법 '금 채굴'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그런데 이 금 채굴에 동원된 굴착기를 조사해보니, 한국 대기업 제품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할 정도로 많았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아마존 내 불법 금 채굴업자들입니다.

숲을 밀어낸 뒤 흙을 파내 고압의 물을 뿌려 광물 성분만 분류합니다.

여기에 액체 수은을 묻혀 사금 물질만 골라낸 뒤, 가열하면 순수한 금을 얻습니다.

[현지 기자 : 수은은 이제 다 타버렸고요. 남은 금의 무게가 16.3 그램 정도 됩니다.]

아마존 내 금 채굴은 브라질 헌법상 금지된 불법 행위.

하지만, 브라질의 트럼프로 불렸던 전임 보우소나루 대통령 때 금 채굴을 두둔하자 중장비를 이용한 금 채굴이 본격화됐습니다.

산림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고 수은 중독으로 인한 기형아 출산 등 의료 비상사태까지 선포됐습니다.

현장을 항공기로 조사했더니, 굴착기가 원시림 곳곳을 파헤쳐 놨는데 '현대'라는 브랜드가 보입니다.

인근 또 다른 현장에서도 마찬가지.

그린피스 조사 결과, 아마존 불법 금 채굴에 이용된 굴착기 176대 가운데 43%가 HD현대 제품이었고 중국 류공, 미국 캐터필러, 볼보 등 13개 업체 중장비가 쓰였습니다.

현지 정부 요원들이 불법 굴착기를 적발해 불태우기도 합니다.

[장다울/그린피스 전문위원 : (금 채굴업자 뒤에) 범죄조직이 있기 때문에 단속을 나가는 팀들도 중무장한 트럭으로 움직이고 있고요. 그래서 현장에서 (불법 굴착기를) 파괴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최선이 방책(인 상황입니다.)]

HD현대 중장비가 단일 브랜드로 가장 많은 건, 현지 생산 공장이 있어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이유가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추가로 대표적인 불법 채굴 지역 이타이튜바에서 활동 중인 딜러가 공개적으로 현대와의 관계를 언급하는 등, 판매 방조에 대한 의심을 제기했습니다.

지난 2020년 브라질 연방검찰은 불법 금 채굴에 중장비 업체의 책임은 없는지 따지기 위해 6개 업체에 질의서를 보냈는데, HD현대는 아직 응답하지 않았습니다.

HD현대측은 SBS에 "딜러를 통해 판매된 장비까지 사용처를 제재하기 쉽지 않지만, 비윤리적이고 불법적 사용에 대한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필요시 딜러 계약 해지 등 강력한 대응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오영춘, 영상편집 : 전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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