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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이겨내고 꽃 피운 지리산…비밀은 '수종'에 있었다

<앵커>

최근 20년 동안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산불 가운데 최대 규모였죠. 지리산 하동 산불 지역의 나무에 벌써 잎이 나고 꽃도 피기 시작했습니다. 잿더미로 변한 합천 산불 지역과 대조적인데요.

어떤 차이가 있었는지 정기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달 하동 산불 현장입니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나무에서 잎이 나고 꽃도 피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산불이 덮친 합천의 야산, 모든 것이 잿더미로 변했습니다.

나무도 기둥째 불탔습니다.

두 지역의 큰 차이는 나무의 수종, 합천은 불이 쉽게 번지는 침엽수림이었고, 하동은 더 많은 수분을 머금고 있는 낙엽활엽수림입니다.

[윤주옥/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대표 : 잎이 나고 있고요. 굉장히 고통스럽겠지만 진달래도 꽃을 피운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너무나도 저희 스스로 이런 자연의 변화에 대해서 경외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하동의 산불 발생 지역은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이었습니다.

인공조림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활엽수림이 산불에 강하다는 점이 입증된 셈입니다.

산불 민간조사단은 이같은 결과와 함께 산림청의 임도 확충계획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며 비판했습니다.

[정인철/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국장 : 경사도가 굉장히 높은 지역들이 많기 때문에 임도 시설로 인한 생태계 훼손이 클 것이다. (산림청의) 행정적 판단에 대해서 저희가 좀 더 명확하게 대응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산불 지역 복원도 별도의 조림 사업 없이 자연 상태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입장입니다.

[홍석환/부산대학교 조경학과 교수 : 그걸 또 일부러 잘라나는 작업을 하는 것이 더 큰 2차 피해를 유발하거든요. 산사태나 그다음 홍수에 의한 토사 유출….]

산림청은 산불 현장에 가장 가깝고 빠르게 접근하는 방법이 임도라며, 국립공원에도 임도를 늘릴 계획입니다.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산불을 막아내면서 숲을 가꿀 해법이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정성욱 KNN, 화면제공 :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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