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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비행 중 "내 좌석 밑 '맹독 코브라'"…조종사가 한 행동은

남아공 경비행기 조종석 아래 맹독 코브라(사진= AP/연합뉴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경비행기 조종사가 비행 중 조종석 바닥에 맹독성 코브라를 발견해 비상착륙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탑승하고 있던 조종사와 승객 4명은 다행히 무사했지만, 사라진 코브라는 지금까지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5일(현지시간) 현지 온라인매체 IOL 및 BBC, AP 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경비행기 조종사 루돌프 에라스무스는 지난 3일 남아공 케이프타운에서 이륙해 동북부 음푸말라가주 음볼벨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고도 9천 피트(2.7km) 상공에서 비행하던 중 에라스무스는 갑자기 차가운 무언가가 허리를 타고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상한 느낌에 주변을 살피던 그는 조종석 아래로 꽤 큰 크기의 케이프 코브라 머리가 사라지는 것을 포착했습니다.

남아공 경비행기 조종석 아래 맹독 코브라(사진= AP/연합뉴스)?
▲ 케이프 코브라

케이브 코브라는 강한 맹독을 지녀 아프리카에서 가장 위험한 코브라종으로 손꼽힙니다. 이에 물린 뒤 방치하면 마비, 호흡 부전이 올 수 있으며, 심지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에라스무스는 소스라치게 놀랐지만, 코브라가 승객들 쪽으로 이동하지 않도록 일단 코브라를 조종석 구석으로 유도한 뒤 비상 착륙을 결심했습니다.

우선 그는 승객들에게 "현재 기내에 뱀이 있다. 내 자리 밑에 있으니 최대한 빠르게 지상으로 내려갈 것"이라고 상황을 알렸고, 비상 착륙 허가를 받기 위해 인근 항공관제소에 전화했습니다.

여객기는 약 10분 정도 더 비행하다 무사히 착륙해 승객 4명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렸습니다.

착륙 후 활주로에서 미리 대기 중이던 소방관과 뱀 조련사 요한 데 클레르크가 비행기 수색에 나섰고, 그로부터 이틀간 더 찾아봤지만 코브라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이에 에라스무스는 "코브라가 부디 갈 길을 잘 찾았길 바란다"면서도 "다만 내 항공기만 아니면 된다"라고 전했습니다.

조종사 에라스무스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중부 웰컴 마을에 비상착륙해 코브라를 수색 중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남아공민간항공청(SACAA)은 기내에서 맹독을 가진 코브라를 발견하고도 차분하게 비상 착륙한 에라스무스의 용기를 칭찬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그런 상황에서 침착함을 유지해 준 승객들에게 감사하다"며 공을 돌렸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사진=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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