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23일) 서울 거리를 누비던 얼룩말 1마리가 마취총을 맞고 동물원으로 돌아갔습니다. 서울어린이대공원 측은 얼룩말이 현재 안정을 찾고 있다면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됐던 사연도 공개했습니다.
김보미 기자입니다.
<기자>
어제(23일) 오후 서울 광진구 일대를 돌아다니며 시민을 놀라게 한 얼룩말, 지난 2019년 6월 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원에서 태어난 3살 된 수컷 '세로'입니다.
세로는 어제 오후 2시 40분쯤, 동물원 나무 울타리를 부수고 탈출해 약 3시간 만에 마취총을 맞고 포획됐습니다.
세로가 이런 돌발 행동을 보이게 된 데는 나름의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조경욱/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무리 생활하는 동물이고 엄마 아빠랑 같이 살다가 엄마 먼저 가고 아빠가 작년 1월에 돌아가셨어요. 혼자 남다 보니까 예민해진 부분들이….]
부모를 여읜 이후부터는 우리에 안 돌아오거나 옆집에 살던 캥거루 가족과도 다퉜습니다.
[조경욱/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캥거루 가족이 있는데 거기에 자주 기웃거린 거죠. 울타리 너머로. 주둥이를 손으로 잡아뗀다든가.]
이에 동물원은 세로의 상태를 개선시키기 위해 긍정 강화 훈련 등을 이어가던 참이었습니다.
또 내년에는 다른 동물원에 사는 암컷 얼룩말을 신부로 들이겠다는 계획도 세웠습니다.
마취에서 깨어난 세로는 하루 사이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조경욱/서울어린이대공원 동물팀장 : '어제 무슨 일이 있었어?' 그런 조금 생뚱맞고 천연스덕스러운 표정을…. 이제 안정됐구나.]
동물원은 노후 시설을 보수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영상 제공 : 서울시설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