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항에는 귀빈실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롯한 공직자들이 공무를 수행할 때만 여기를 이용할 수 있는데, 한 국회의원이 가족과 여행가면서 귀빈실을 쓴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안희재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김포공항 3층에 마련된 귀빈실.
지난 9일 오후,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는 부모와 남편 등 가족과 함께 이곳을 이용했습니다.
귀빈실을 나온 용혜인 대표와 가족은 공항 관계자 안내를 받으며 곧바로 항공기 탑승 수속을 밟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귀빈실 사용자는 주차부터 시작해 출입국 절차 대행 같은 의전이나 전용 통로 이용 등 각종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무료입니다.
일반인은 누리지 못하는 혜택인 데다 귀빈실 이용에 예산과 인력이 들어가는 만큼, 공무에 한해 이용 가능하고 대상자의 부모는 이용할 수도 없게 했는데 이를 위반한 겁니다.
[공항 이용객 : 규율이랄까 그걸 만들어놓고 지키지 않으면 그건 국민이 뽑은 대표들이 아니겠죠. 공무를 위해 쓰게 만들어 놓은 걸 가족까지 동반해서….]
용 대표는 몰랐다는 입장, "신청서 양식에 '공무 외 사용'으로 표시했고 별도 안내 없이 승인해줘 이용했을 뿐"이라는 겁니다.
또, 절차상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았다면 당연히 사용하지 않았을 거라고도 덧붙였습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이름과 직함만 보고 승인해줬다"며 "당일 의전 대상이 많아 확인 절차가 미흡"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공무 외 사용을 금한 규정에 맞게 신청서에 '공무 외 사용' 항목을 삭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국공항공사가 공개한 지난해 정당대표 및 입법부 구성원의 귀빈실 이용 건수는 총 5,523건.
전체 이용의 79.8%입니다.
하루 평균 15명이 이용하는 셈인데, 실제 공무를 수행하는지 검증할 권한이나 방도가 없습니다.
끊이지 않는 특혜 논란에 실태조사에 나선 권익위가 개선을 요구했지만 5년째 제자리걸음입니다.
취재가 시작되자 공항공사는 용 대표가 신청하지 않은, 일반인 이용이 가능한 공항 라운지 이용 요금을 지불하라고 안내했고 용 대표 측은 이를 즉시 납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상학, 영상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