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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여의도 3450개 면적' 녹은 남극 해빙…"파국의 시작인가"

남극 빙하 (사진=픽사베이)
"파국의 시작인지 의문이다."

남극의 해빙(바다얼음)이 위성 관측 사상 역대 최소 면적으로 줄어든 것으로 확인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북극에 비해 온난화 영향을 덜 받는 것으로 알려진 남극에서마저 기후 위기 신호가 감지된 것입니다.

현지시간 21일 CNN에 따르면 미국 국립설빙데이터센터(NSIDC)는 남극 대륙을 둘러싼 해빙 면적이 13일 기준 191만㎢(여의도 3450개 면적)로 1978년 시작된 위성 관측 사상 최소 면적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기록된 192만㎢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소 기록이 경신된 것입니다.

더군다나 아직 남극의 여름이 1주일은 더 남아있어 면적이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볼더 콜로라도대학의 빙하학자인 테드 스캠보스 교수는 "이는 단순한 최저 기록이 아니다"라며 "해빙 면적이 매우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변화에 따라 해빙 면적이 꾸준하게 줄어드는 북극과 달리 남극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해빙 면적이 들쑥날쑥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지형적 특성 또한 한몫했는데, 북극이 대륙에 둘러싸인 해양 형태라면 남극은 해양에 둘러싸인 대륙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이 말인즉슨 남극의 해빙은 주변 대륙의 방해를 받지 않고 몸집을 키우며 뻗어나갈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가 뚜렷해진 최근에도 전문가들은 남극 · 남극해가 어떤 방식으로 기후 변화 영향을 받고 있는지 결론 내리기 쉽지 않았습니다.

2014년에는 남극 해빙 면적이 2천11만㎢에 달해 역대 최대치를 찍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16년부터 해빙 면적이 눈에 띄게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난해인 2022년에 이어 올해 2023년까지 2년 연속 해빙 면적이 최저치를 찍으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에서 해빙을 연구하는 크리스찬 하스는 CNN에 "문제는 기후변화가 남극에 이르렀느냐는 것이다. 이것이 파국의 시작인지, 다가오는 여름에는 남극의 해빙이 아예 사라져 버릴 것인지도 의문"이라고 전했습니다.

남극 빙하 (사진=픽사베이)

남극 해빙 감소에는 바람이나 해류 등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남극 일부 지역 평균 기온이 평년의 섭씨 1.5도까지 높아진 것이 결정적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또 남극 주변 서풍제트기류의 변화가 요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 기류는 수십 년 단위로 모습을 바꾸는데 최근 느슨해진 서풍제트기류 탓에 저위도 지역의 따뜻한 공기가 남극에 유입됐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해빙 감소는 결과적으로 해수면 상승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빙이 녹는다고 해서 바로 해수면이 상승하는 것은 아니지만, 육지를 둘러싼 해빙이 녹으면 대륙의 빙상(육지를 넓게 덮은 얼음덩어리)이 파도나 따뜻한 해류에 녹을 가능성이 커집니다.

빙상은 해수면 상승과 직결됩니다.

빙상이 녹은 물이 바다로 흘러들면 해수의 염도, 밀도 등이 감소하면서 해류의 순환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 해양 생태계 밑바탕인 해조류 등이 타격을 받으면서 먹이사슬을 거쳐 고래, 바다사자, 펭귄 등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캠보스 교수는 "적어도 5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남극 환경이 뭔가 변한 것 같다. 그리고 그 변화는 분명히 극적이다"라고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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