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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등심만 키워주세요"…원하는 대로 키우는 '배양육' 온다

<앵커>

술 다음에는 고기 관련 뉴스입니다. 소나 돼지의 세포를 키워서 만들어낸 고기를 배양육이라고 합니다.

소 한 마리 키워서 등심을 얻는 게 아니라 등심만 따로 만드는 식인데요, 이 배양육이 언제쯤 우리 식탁에 오르게 될지 백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작은 실험용 배지에 납작하게 붙은 물질.

3D 현미경으로 보자 배양되고 있는 소의 근육 줄기세포들이 녹색으로 표시됩니다.

평범한 연구실 같지만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드는 배양육 회사입니다.

[이희재/배양육 전문 기업 공동대표 : 세포를 그 동물로부터 추출을 하게 됩니다. 대부분 줄기세포를 가져오게 되고 세포가 1개가 2개가 되고 2개가 4개, 이렇게 해서 점점 2배씩 불어나는 과정을 쭉 거치게 돼요. 한 달 정도면 적어도 1만 배 이상의 양이 불어난다.]

한우처럼 특정 품종만 키울 수도, 채끝, 등심 등 원하는 고기 부위만 키울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20년, 싱가포르가 세계 최초로 배양 닭고기 판매를 허용했고, 미국에서는 지난해 11월 배양육 기업 '업사이드 푸드'가 미 식품의약국 FDA의 안전성 심사를 통과하면서 산업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습니다.

국내 식품 대기업들도 상품화를 목표로 배양육 개발 회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가 배양육에 주목하는 건 기후와 식량 위기를 함께 해결할 묘수이기 때문입니다.

[이기원/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 : (식품과 관련된 게) 전체 탄소 배출량의 35%라고 전 세계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중에 핵심 중 하나가 소고기나 고기를 우리가 생산하는 데 있어서 문제이기 때문에 이거를 우리 가 해결하지 않고는 앞으로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가 않다고 보는 거죠.]

특히 소가 내뿜는 메탄은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혀 왔습니다.

하지만 아직 배양육 대량 생산까지는 기술적 과제가 남아 있습니다.

핵심은 세포를 키우는 배양액을 저렴하고 윤리적으로 생산하는 겁니다.

[허선진/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 (배양액은) 우리가 FBS(Fetal Bovine Serum)라고 얘기를 하고 소 태아에서 추출한 혈액을 가지고 만든 겁니다.]

소 태아 혈청은 코로나19 백신 제조에도 사용돼 수요가 폭증했는데, 리터당 1백만 원 이상으로 가격도 비싸고, 임신한 소를 도축한 뒤 소 태아의 혈액을 추출해 만들기 때문에 동물 윤리 문제와 직결돼 있습니다.

[허선진/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 수요가 많아지다 보니까 일부에서는 농장에서 의도적으로 임신을 방치한다, 이런 논란들도 계속 있는 게 사실입니다.]

우리 정부도 배양육 안전성 평가와 제조 및 가공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상황.

전문가들은 기술 연구와 함께 관련 제도 정비도 진행돼야 미래먹거리를 둘러싼 경쟁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합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김태훈, 영상편집 : 한만길, CG : 서현중·성재은, 화면제공 : 씨위드(Seawith)·중앙대 동물생명공학과·유튜브 GOOD Me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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